한반도 평화체제 기대감…美 "北과 종전 준비돼 있다"

美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밝혀

"70년 전쟁과 적대감 뛰어넘을 때"

"한반도 영구적 평화체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미국 CNN방송과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미국의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뛰어넘어야 할 시간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며 "이러한 갈등이 더는 계속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핵무기에 대해 올바른 일을 한다면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평화체제'에 대한 미국측의 긍정적인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앞으로 한 달 내에 있을 북·미협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주목된다.

종전선언은 북·미 관계정상화(수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북한의 체제보장과 직결된다. 이는 북한의 핵 포기를 유인할 만한 수단으로 간주된다. 북한은 자신의 핵 보유를 '체제보장용'이라 선전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고 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2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면서 "먼저, 자신들이 핵무기가 없어도 된다는 체제보장 내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을 포기해서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만한 충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프로세스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의 실무협상 대화 테이블에는는 평화체제에 대한 충분히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거라고 이 당국자는 내다봤다. 그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그 이후의 대화·협의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평화체제 가능성은) 2차 정상회담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가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곧 북·미간의 실무협의가 시작되고 정상회담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북·미의 관계정상화와 북한의 안전보장 , 평화체제 등에 많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 달 사이가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