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동덕여대 곳곳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한 영상을 SNS에 올린 사건과 관련해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에서 학생들이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서울 동덕여대에서 20대 남성이 알몸인 채 빈 강의실에서 자신의 나체를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광주여대에서도 열람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30대 남성이 적발됐다. 우려했던 ‘모방범죄’가 일어난 것. 이에 각 여대에서는 외부인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면서 외부인 출입을 금지해 달란 요구가 커지고 있다.
22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광주여대에서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열람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37세 남성이 학생들의 신고에 의해 경찰에 붙잡혔다. 일명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이 발생한지 약 2주 만이다.
사실 최근 여대에서는 외부인에 의한 범죄 사건이 상당히 많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난 9월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이화여대 화장실 몰카’란 영상이 떠돌아 화장실 전수조사를 실시 하고, 유포자를 고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한 음식배달원이 학생과 배달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카터칼을 들고 협박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처럼 여대 내에서는 외부인이 가해자로 지목되는 각종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각 여대 학생들은 ‘외부인 포비아’에 시달릴 정도다.
서울의 한 여대에 재학 중인 20대 A씨는 “연이어 여대 내에서 흉흉한 사건들이 발생하다 보니 혼자 빈 강의실에 남는 학생도 거의 없어졌고, 밤늦은 시간에 캠퍼스를 혼자 돌아다니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학과 학생회의 권고 지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용무가 있어 학교를 찾아온 외부인, 특히 남성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심지어 재학생의 남자친구나 아빠, 오빠, 남동생 등 가족들도 캠퍼스 내부로 들이지 않는 추세다”고 현재 여대 분위기를 전했다.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라는 목소리가 많다고도 설명했다. A씨는 “왜 재학생들이 벌벌 떨며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많은 학생들이 외부인 출입을 금지시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외부인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는 여대도 생겼다. 덕성여대는 오후 수업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캠퍼스 내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고, 시험기간에는 외부인 출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화여대는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과 연계해 점검을 정례화하고, 샤워실 등 외부인 통제구역에는 카드(학생증)리더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덕여대도 29일부터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다. 차량 통제가 가능한 정문, 후문, 학생들의 보행로인 중문을 통제하고, 신분이 확인된 인원만 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용무가 없는 외부인은 교내에 진입할 수 없고, 교사, 강사, 교직원을 포함한 남성 구성원들도 신분증을 제시해야만 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 배달원의 차량 진입도 금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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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여대들의 움직임에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여대라고 해서 외부인, 특히 남성들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또 캠퍼스 내 우체국이나 은행 등 용무를 보러 온 남성들 까지 통제 대상이 되는 것은 불합리하고, 사실상 전면 통제에 대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 여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이에 공감했다. 서울의 한 여대에 재학 중인 B씨도 “여대의 이런 방어적 태도가 보복 범죄를 키울 수도 있고, 여대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며 “근본적으로 경비를 강화하고, 폐쇄회로(CC)TV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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