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전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생에너지 개발의 최대 단점이었던 비용 문제가 해결돼 가는 모양새입니다. 비싼 발전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기 때문입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 1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발전비용(Renewable Power Generation Costs in 2017)'보고서는 수년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은 꾸준히 감소했고 앞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의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재생에너지 중 해양 분야의 성장세는 특히 돋보입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TMR의 '파력 및 조력에너지시장 2016-2024'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파력 및 조류에너지 시장규모가 2014년 4억9700만 달러에서 2024년 113억4500만 달러로 연평균 2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조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영국은 스완지만 240㎿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건설 중입니다. 16개의 수력터빈, 6마일(9.6㎞)의 방파제를 쌓아 건설 중인데, 연간 발전용량 400GW로 완공 후 120년 동안 가동하면서 연간 12만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스코틀랜드 북부 해안가에 위치한 메이젠 조력발전소는 초기에 86㎿의 설비용량으로 계획했지만 3차로 세분화된 건설계획을 통해 최종 398㎿의 총 시설용량을 갖추게 됩니다. 완공되면 총 시설용량 254㎿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로 등극하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재생에너지 단지는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유일했는데 그 마저 뒤쳐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해양에너지 기술 수준은 최고 기술국인 유럽연합(EU) 대비 80.3%, 기술격차는 4.2년 정도 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이젠 조력발전소의 특징은 1.5㎿ 짜리 조력터빈이 해수면 아래 가라앉은 상태에서 360도로 회전하면서 전력을 생산한다는데 있습니다. 기존 방조제형 조력발전소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차세대 조력발전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터빈 각각의 블레이드 길이가 38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발전기 300여 기가 바닷속에서 고정돼 상시 가동하면서 전기를 만드는 것이지요.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케이블을 이용해 가까운 해변의 변전소로 보내 처리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을 고정식 조력발전기라고 합니다. 고정식 조력발전기는 해저에 설치돼 육안으로 보이지 않아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습니다.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깊은 바다에 설치해 소음도 전혀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다만, 거센 물살을 견디면서 전력을 생산하다보니 고장이 없을 수가 없는데 깊은 바다 속에 있다보니 직접 수리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지 보수를 위해 대형 크레인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특수 장비와 운송설비가 반드시 동원돼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 '부유식 조력발전기'입니다. 에너지 전문 스타트업인 STP(Scotrenewables Tidal Power)가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북해의 거친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조력발전기를 개발했는데 이 발전기가 부유식 조력발전기입니다.
부유식 조력발전기는 약 60m 길이의 부표에 매달린 터빈이 전력을 생산하게 됩니다. 물 위에 떠있기 때문에 수리도 훨씬 수월하지요. 설치와 작동이 편하고, 견고한데다 유지 보수비가 적게 든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부유식이 차세대 조력발전기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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