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찰이 전남 강진에서 실종됐다가 8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실종 여고생 사건과 관련해 유력한 용의자 A씨(51·사망)에 대해 다른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팀 관계자는 27일 “전남 강진 여고생 용의자에 대해 과거 실종된 초등학생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볼 예정이다”면서 “기본적으로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모든 수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의자 A 씨는 과거 실종초등생 사건 당시 두 아이가 실종된 곳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강진 도암면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앞서 실종 여고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A 씨에 대해 “성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마을 주민들의 평판은 보통 상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 씨가 성범죄 전력이 없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A 씨 성범죄 관련 사건 등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A 씨가) 상당히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라고 한다.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장기실종전담팀이 용의자 A 씨와 연관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는 사건은 지난 2000년, 2001년 각각 발생한 ‘성주·하은이 실종사건’이다.
2000년 6월15일 오후 2시께 당시 강진 동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성주(당시 8세)양은 하교길에 갑자기 행방불명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인근 집과 학교 주변, 인근 야산, 공터, 폐가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공개 수사를 펴기도 했으나 성주양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2001년 6월1일 오후 2시30분께 강진 중앙초등학교 1학년이던 김하은양(당시 6세)이 하교 후에 사라졌다. 당시 경찰 수사에 따르면 하은양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것은 친구 B 군 이었다.
B군에 따르면 B군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 하은양과 집 근처인 한 여고 입구 횡단보도를 함께 걸어갔었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체육대회를 하고 있던 여고 학생 721명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벌였지만, 더 이상의 목격자는 나오지 않았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동일한 강진읍내에서 실종 △실종 어린이들이 모두 여자 초등학생 △실종된 계절과 시간대가 동일하다는것(6월, 오후 1시30분~2시 사이) △금품 요구나 협박이 없었다는 것 등이다.
당시 경찰은 두 사건이 동일범에 의한 범죄 혐의점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두 초등학생의 얼굴 사진과 신체 특징 등이 들어있는 전단지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했지만 유력한 제보나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두 아이는 실종 18년이 되는 지금까지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나주봉 회장은 “강진초등생 실종 사건과 용의자 A씨에 대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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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남에서 1년 이상 장기 실종 상태인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16명, 지적장애인은 13명이다. 2000년 이후 실종 상태인 미성년자는 7명, 지적장애인은 12명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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