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르완다 대학살 담은 테리 조지 감독의 영화 '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의 중심부에는 밀 콜린스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1994년 르완다 대학살을 다룬 테리 조지 감독의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무대다. 당시 호텔 지배인이던 폴 루세사바기나는 후투족 민병대를 피해 호텔로 찾아온 투치족 1268명을 숨겨주고 그들의 목숨을 구했다.
2006년 국내에도 개봉한 '호텔 르완다'의 내용은 이렇다. 후투족 폴 루세사바기나(돈 치들)가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는 호텔은 서구의 기자들과 몇몇 UN군이 상주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학살의 현장에서 안전지대였다. 그는 가족들과 투치족 이웃들을 호텔에서 지낼 수 있게 하는 조건으로 후투족 장성에게 뇌물을 주면서 UN군과 세계의 도움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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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투숙하고 있는 기자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제3자 개입의 필요성을 알리지만 선진국의 지도자들은 외면한다. 급기야 사태가 심각해지자 UN과 각 나라들은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자국 여행객과 기자들을 모두 철수시킨다. 연일 죽음의 위협이 계속되고 결국 폴은 후투족 장성에게 마지막 뇌물을 건넨 후, 투치족 난민들과 함께 UN군 피난민 수용 시설을 통해서 겨우 탈출한다.
영화가 전하는 것은 당연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었던 UN과 세계의 평화를 지킨다고 자처하던 서구 선진국들이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오히려 자국민만을 철수시킬 때 주인공 폴이 느끼게 되는 고립감이었다. 실존 인물인 그는 지금 벨기에에 살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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