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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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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절집기행~이맘때 갓바위 북적, 부인사, 파계사, 동화사 등 고찰 많아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신라시대 선덕여왕을 기리는 절집인 팔공산 부인사에서 할머니 비구니 스님(94)이 방문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팔공산에서 마주한 가을은 이처럼 따듯하고 아름다운 풍경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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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갓바위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갓바위로 향하는 1365계단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동화사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갓바위가 있는 관봉에서 바라본 풍경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갓바위아래 선본사로 드는길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갓바위에서 바라본 가을 들녘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한 수험생 학부모가 기도를 하고 있다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단풍 드라이브길로 유명한 팔공산 순환도로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팔공산 단풍숲에 안긴 절집은 고즈넉합니다. 잿빛처마를 배경삼아 단풍잎이 바람에 흔들거립니다. 굽은 허리를 부여잡고 할머니 비구니 스님이 절집마당을 치웁니다. 노스님의 모습에 맑고 그윽한 향기가 납니다. 갓바위로 가는 1365계단은 고행이자 염원의 길입니다. 한 가지 소원은 들어 준다는 기대를 안고 오르고 또 오릅니다. 입시철이나 취업시즌이면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분주합니다. 팔공산이 가장 화려한 시기는 가을입니다.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산 위에서 아래로 번진 단풍이 11km 순환도로를 감싸는 풍경은 장관입니다. 그 길을 따라 크고 작은 절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신라고찰 동화사가 가장 먼저지만 고려 초조대장경을 보관하다 몽골의 침입으로 불탄 부인사와 숲이 아름다운 파계사도 그 못지않습니다. 절집으로 드는 소나무숲길이 운치 있는 북지장사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단풍으로 곱게 물든 팔공산 순환도로를 따라 절집기행을 다녀오기 좋을 때입니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는 이맘때 가장 주목받는다. 성심을 다해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명성 때문이다. 4m 규모의 불상 머리에 갓 모양의 돌판을 얹고 있어 갓바위라 부른다. 공식 이름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이다. 해발 850m 팔봉산 관봉 꼭대기의 자연석을 다듬은 불상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이다. 불상은 둥글고 풍만한 체구에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어찌 보면 자비로움보다 근엄하고 위엄이 넘친다. 갓바위 아래에는 불상을 관리하는 선본사가 있다. 신라 소지왕 13년(491)에 창건됐다. 이후 선덕여왕 7년(638)에 원광법사의 수제자 의현대사가 모친의 넋을 기리고자 불상을 조성했다고 한다.


갓바위 가는 길은 여러 곳이다. 대구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와 경산 와촌면 선본사에서 오르는 곳이 알려져 있다. 선본사 코스는 약 30분, 갓바위 주차장에서는 1시간이 걸린다. 거리는 선본사가 짧지만 계곡과 숲의 정취는 대구 쪽이 훨씬 좋다.


대구에서 가는 길을 택했다. 수능을 앞둔 딸을 위한 선택이다. 기도를 위해 가는데 쉽게 가면 효험이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옮길 때마다 마음을 담아 1365계단을 오른다. 기도는 한때 고행과 동의어였다. 예전엔 정성을 가득 담은 쌀 포대를 이고 지고 그 가파른 산길을 올랐을 것이다.


일상을 잊고 자연에 몸을 맡긴다. 걸으면서 숲 속에 일렁이는 바람과 이야기하고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헉헉 숨이 차오르는 걸 참는다. 절로 입에선 '약사여래불'이 튀어 나온다. 관봉이 가까워질수록 팔도 사투리가 다 들린다. 전국적 유명세를 실감할 만하다. 그럼에도 갓바위는 부산과 경남 지역 사람들의 소원 성취에 더욱 후덕하단다. 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이 동남쪽, 바로 부산, 울산 쪽이라는 게 이유다.


갓바위 앞에 서서 바라본 석불의 모습은 당당하다. 보는 순간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두 손을 모은다. 각자의 소원을 빌고 또 빈다. 수험생 아들을 둔 전계욱(51ㆍ서울)씨는 "합격도 좋지만 아들이 자신의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고 말한다.


불상 앞 국화화분이 화사하다. 가족의 건강과 합격, 사업번창을 염원하는 쪽지가 화분마다 꽂혀 있다.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화분을 하나 샀다. 딸 이름과 '수능, 수시 대박'이란 쪽지를 꽂았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았다.


불상 오른쪽 아래 바위벽에 동전을 붙이는 곳이 있다. '붙인다'기보단 '얹는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자리를 잘 골라 얹어놓으면 바위벽임에도 표면의 요철 때문에 동전이 떨어지지 않는다. 떨어지지 않아야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다. 자녀의 취업을 빌러 왔다는 한 여인이 자꾸만 떨어지는 동전을 연신 주워 다시 붙인다. 부모의 심정이 다 저러할 테다. 주머니에 동전을 만지작거리다 그냥 돌아섰다.


소원 비는 데에만 정신이 팔리면 자칫 관봉에서 내려다보는 팔공산 아래 전경을 놓칠 수 있다. 탁 트인 단풍숲을 바라보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어찌 보면 정상까지 올라올 만큼 건강을 가지게 된 것이기에 소망 하나는 이룬 셈이다.


팔공산 절집 투어에 나선다. 가장 먼저 동화사다. 새빨간 단풍나무 잎 사이로 조용히 걸어 들어갔다. 신라 시대에 지어진 절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동화사에는 높이 33m의 거대한 석조 '팔공산 약사여래 통일대불'이 있다. 동화사 인근 북지장사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 올레길 제1코스인 '북지장사 가는 길'이 있다. 왕복 5㎞의 짧은 거리지만 올레의 매력을 느끼기에 좋다. 소나무숲을 지나면 소박한 절집이 나온다. 고려 때는 규모가 커 한때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릴 정도로 번창한 사찰이라 전해진다.


단풍 물든 순환도로를 따라 부인사로 간다. 절명은 고려사 고려사절요에서는 '符仁寺'로, 조선시대 기록에는 '夫人寺'로 적고 있다. '부인'이란 신라 선덕여왕을 일컫는 말이다. 경내 숭모전에는 선덕여왕 어진이 봉안돼 있다.


부인사는 고려의 호국 정신과 민족 문화의 상징인 초조대장경판을 보관하던 곳이다. 그러나 경판은 건물과 함께 1232년(고종 19년) 몽고 침입 때 모두 불타버렸다. 옛 절터에는 축대ㆍ초석ㆍ절기를 걸기 위해 세운 당간지주 등 당시 석조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일주문 대신 아름드리 벚나무 몇 그루가 넓은 돌계단과 석축을 지키고 서 있다. 계단을 올라 절집 마당에 든다. 절집은 고즈넉하다 못해 너무도 적요하다. 지나가는 바람소리만이 귓전을 때린다. 휴지를 줍던 노 비구니 스님이 오라며 손짓을 한다. 급할 것 없다며 잠시 쉬어가라며 큰 벚나무 그늘 아래 객을 앉힌다.


"절에 뭐하로 왔노~" 94세인 할머니 비구니 스님이 묻는다. 기도 왔다고 하자 "인생은 자신의 노력만큼 가는 것이데이~ 절집 올 필요 없다. 어디에 있던 최선을 다하고 기도 많이 하면 되는기라." 와닿는 말이 묵직하게 가슴을 울린다.


대구=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여행메모
△가는길=
수도권에서 가면 경부고속도로나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다 동대구IC를 나오면 팔공산방면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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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대구 시민들의 쉼터인 앞산공원은 낙동강승전기념관과 케이블카, 전망대 등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구야경이장관이다. 역사적인 현장을 둘러보는 근대 문화골목투어와 시티투어, 김광석 거리, 서문시장 먹방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여행만리]절에 왜 왔노, 최선을 다하면 되는기라~ 닭통집 명물거리


△여행주간=가을 여행주간(11월 5일까지)에 맞춰 대구시는 '대구는 맛있다, 예쁘다, 재밌다, 야(夜)하다' 등 4가지 테마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탬프 1개 이상을 인증하면 선착순 5천명에게 기념품을 준다. '맛있다' 스탬프는 서문시장, 동인동찜갈비골목, 안지랑곱창골목, 평화시장닭똥집골목. '예쁘다' 인증은 디아크와 사문진나루터, 팔공산(케이블카ㆍ동화사), 하중도, 옻골마을에서 받을 수 있다. '재밌다' 테마에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마비정벽화마을, 이월드 등, '야(夜)하다'에는 대구근대골목, 앞산전망대, 아양기찻길, 수성못이 포함됐다. 가을밤 콘서트 등 야경과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구야(夜) 놀자'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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