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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몰라…트럼프 빼닮은 '럭비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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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몰라…트럼프 빼닮은 '럭비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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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욱 전문위원] 최근 외환 트레이더들의 가장 큰 의문은 '도대체 달러가 왜 오르지 않는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불거진 금리 인상, 제조업체들의 본국회귀, 달러 수요 증가로 연결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폐기 시도 등은 달러 강세요인이다.

그럼에도 달러 가치는 좀처럼 '우상향'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만큼이나 달러의 향방과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사라진 트럼프 효과=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주가와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함께 '트럼프 랠리'의 상승분이 대부분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며 정책 추진 동력이 부진해지자 시장에는 달러 매도가 쏟아졌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성공 여부가 달러화 가치에 그대로 투영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이 다시 위대해진다면 달러 패권이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세재 개편안이 발표되자 달러가 약세에서 벗어난 것도 이런 현상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급격한 달러강세를 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월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하게 가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갑작스러운 달러 강세는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 자신의 당선에 급격하게 오른 달러 가치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 당시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에 반대는 아니지만 적어도 속도조절은 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 개편과 건강보험 개혁안 그리고 부채한도 증액 등 달러 가치의 약세 요인에 해당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럴수록 그는 동시에 달러 패권을 지키는 데 더욱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설치 행정명령과 NAFTA를 둘러싼 시시비비, 한미 FTA 재협상 유도 등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바로 이것이 현재 달러화 가치에 투영된 트럼프 대통령의 양면성이다.


어디로 튈지 몰라…트럼프 빼닮은 '럭비공 달러'

◆100년 앞둔 달러 기축통화 시대, 어디까지 이어질까= 미국이 기축통화국이 된 것은 1921년이었다. 기축통화국이 된 지 벌써 96년이 됐다. 과거 기축통화국의 평균 수명 94세를 넘어선 것이다.


과거 기축통화 유지기간을 살펴보면 포르투갈(1450~1530년)이 80년, 스페인(1530~1640년) 110년, 네덜란드(1640년~1720년) 80년, 프랑스(1720~1815년) 95년, 영국(1815~1920년) 105년 등이다.


과거의 통계대로라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도 막바지에 다다른 셈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후 위안화가 급부상하며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측면이 부각됐다. 2016년, 상품시장 결제 통화인 달러화를 대신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위안화로 거래한다고 발표한 러시아와 중국의 '탈(脫)달러화 연대'가 그런 예이다. 위안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표준인출권(SDR) 편입 1주년을 맞이하며 달러화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엔화도 안전자산 이미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삭소 뱅크의 존 하디 외환투자전략팀장은 '달러 패권을 흔드는 3대 요인'으로 중국의 글로벌 경제 영향력 확대, 소원해진 유럽과의 관계 그리고 대북리스크를 들었다.


하디 팀장은 "중국이 글로벌 교역시장에서 달러의 독점권을 일부 빼앗으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면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시장에서부터 전자상거래까지 위안화의 영역은 넓디넓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인터넷에서 현금처럼 이용이 가능한 각종 포인트나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0월 들어 비트코인과 달러가치는 정확한 '역동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기축통화국 수명이 트럼프 시대를 거치며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美 금리인상에도 꿈쩍않는 달러시장…신흥국 자본유출 없나=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굳혀가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자본 유출 우려 역시 재부각 되고 있다.


특히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안고 있으며 은행권의 달러 차입비중이 크다는 약점을 동시에 가진 한국경제의 상황은 더욱 그렇다.


이른바 '프래즐5(fragile five)'로 불리며 선진국의 긴축 시도 때마다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통화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시각이 크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의 발언에 따른 긴축발작을 겪었던 브라질의 헤알, 터키의 리라, 남아프리카 랜드, 인도 루피화의 혼란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미국 Fed는 2008년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약 4조달러(약 4540조원)의 자금을 풀어 월가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따라서 현재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이끄는 통화정책 '정상화(normalization)'는 그동안 사들인 국채와 주택담보부채권(MBS) 등을 다시 팔아 시중의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결자해지'의 차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조업 본국회귀 정책과 Fed의 긴축은 모두 달러가치 상승 요인이다. 달러가치의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실질이자율 인상과 연결된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의 움직임에 '심상치 않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며 달러가치가 조금만 올라도 외환시장에는 여지없이 달러 매도가 등장해 상승세를 꺾어 놓는 것이다.


사실 정부 부채가 많은 미국에 있어 자국통화인 달러화의 약세는 나쁠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의 위상은 강화하더라도 급격한 평가절상 또한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것이 바로 올해 총 3회 금리 인상이라는 다소 매파적인 Fed의 날갯짓에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월가 금융사들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머징마켓이라는 거대한 현금입출금기(ATM)의 '인출' 버튼으로 작용했던 사례는 그야말로 '과거지사'라고 입을 모은다.


골드만삭스의 자크 판들 ㆍ카마크샤 트레브디 두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기축통화국인 미국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은 글로벌 성장 강화"라면서 이런 차원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의 '디커플링'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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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은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금리 상승이 위험자산 선호에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욱 전문위원 fancy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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