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북한에 대한 미국의 독자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오전 방송에 출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전쟁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해왔다"면서 "대통령은 그에게 제공된 많은 대안이 있으며, 대통령은 그때(북한 도발 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주말 사이 북ㆍ미 간 말의 전쟁이 고조되던 중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유엔(UN) 총회 기조연설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의 생각을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칭한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꼬마'라는 의미의 단어 '리틀'을 덧붙여 한 단계 더 비하한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 지도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파멸의 길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경고를 거듭한 셈이다. 이날 리 외무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이라고 비판한 뒤 '거짓말의 왕초' '악(惡)통령'이란 원색적인 독설을 퍼부었다. 또한 (북한의) '국가 최고 존엄(김 위원장)'을 모독한 대가로 "전체 미국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더욱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ㆍ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을 우려하는 미국 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은 지난 23일 미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북한이 먼저 공격했을 때만 미국이 공격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67%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이 먼저 북한에 군사 공격을 해야 한다'라는 선제타격 찬성 여론은 23%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 82%는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을 할 경우 동아시아에서 더 큰 전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핵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47%로 찬성(43%)보다 다소 높았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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