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한 초강경 제재 반대…협상으로 핵문제 해결해야"(종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초강경 제재를 반대하며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샤먼(廈門)에서 막을 내린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모임) 정상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 체제는 이미 한계선에 도달했다"며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체제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않는 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아무리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도 북한의 노선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대신 수백만 명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훨씬 더 가중될 것"이라며 "북한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를 모든 이해 당사국들 사이의 대화로 끌어가야 한다"며 "북한을 포함한 모든 대화 참가자들이 파멸 위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고 반대로 모든 갈등 당사자들이 협력의 길로 나서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위험성을 의식한 듯 "이 상황에서 군사적 히스테리를 강화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으며 이는 전적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길"이라며 "협상 이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안은 국제적 재앙과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란 질문에는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의 예를 들어 우회적으로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가(이라크)는 파괴됐고 후세인은 교수형에 처해졌다. 모든 사람이 이것을 알고 기억하고 있고 북한에서도 이것을 잘 알고 기억한다"며 "어떤 제재를 가해서 북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제조 노선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이나 북한 노동자 고용 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규모인 만큼 이를 중단하는 것도 대북 제재로서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현재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은 사실상 제로 상태다. 1분기 (러시아의 대북) 석유ㆍ석유제품 공급은 4만t이었다"며 "다른 나라에는 4억t을 수출한다. 분기에 4만t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송출도 다 해야 3만명이다. 이것도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