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제6차 핵실험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TV ‘간판 아나운서’ 리춘히(74)가 외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텔레그래프는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중대 발표는 모두 리춘히가 전담하고 있다며 ‘인민방송원’이라고 불리는 리춘히의 이력을 조명했다.
AFP통신은 리춘히가 70대의 나이에도 북한 내에서 최고 인기 앵커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며, 그가 이날 북한 수소탄 시험의 성공을 전하면서 방송에 다시 복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수소탄 시험 보도 장면을 “리춘히가 백두산 천지가 그려진 배경 앞에서 핵실험 소식을 발표하며 흥분에 몸을 떨었다”며 “‘수소탄 실험이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고 자랑스럽게 전했다”고 묘사했다.
또한 리춘히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과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중대한 발표를 도맡아 온 간판 아나운서라고 덧붙였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현재 73세인 것으로 알려진 리춘히가 일제강점기 강원도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평양연극영화대학교를 거쳐 1971년 조선중앙TV 아나운서로 발탁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가난한 배경과 공산주의자로서 흠결이 없었던 리춘히의 이력은 그의 출세에 보탬이 됐고, 그는 1974년 조선중앙TV의 메인 앵커로 올라선 이래 숱한 축출과 음모 속에서도 생존했다고 부연했다.
텔레그래프는 특히 리춘히의 허세와 '멜로드라마'가 적절히 조합된 낭독스타일이 김씨 왕조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또한 그가 2012년 공식적으로는 은퇴했지만 김정은 노동위원장 아래 북한에서도 중요한 소식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얼굴을 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북한의 6번째이자 가장 강력한 핵실험 발표는 예상한 대로 리춘히가 맡았다"면서 "그는 1971년 이후 일요일마다 등장해 김정은 정권의 가장 중요한 소식을 전했다"고 덧붙혔다.
디지털뉴스본부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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