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부터 수익다각화까지 '효자'
김치부터 침구류에 커피까지…PB상품 개발에 집중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유통업계 자체상표·상품(PB) 바람이 호텔로 무대를 옮겨왔다. 최근 특급호텔에서는 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다양한 상품을 집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PB상품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는 매출 다각화 측면과 브랜드 포지셔닝을 통한 신규고객 확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PB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 플라자는 2016년부터 특급호텔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PB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온 시그니처 상품 'P 컬렉션'은 더 플라자만의 유니크하고 스타일리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반영돼 다른 곳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희소성을 제시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P 컬렉션 시즌 1은 더 플라자 시그니처 향기인 유칼리투스향을 베이스로 한 디퓨저로 가격은 6만원(100㎖), 8만원(200㎖)이다. 지난해 8월에는 더 플라자만의 감성을 담은 P 컬렉션 시즌 2로 목욕용 가운을 출시했다. 더 플라자의 전문가들이 최고급 순면을 활용해 직접 제작한 목욕용 가운으로 호텔 객실을 투숙해야지만 사용할 수 있었던 상품을 집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가격은 각각 6만원(유아용), 12만원(성인용)이다.
P 컬렉션 시즌 3는 일식당 무라사키에서 사용하는 젓가락으로 선보였다. 장인이 수공예로 제작한 젓가락 세트는 가벼운 무게와 그립감이 좋아 국내는 물론 해외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젓가락 2벌이 1세트로 5만원.
향후 더 플라자는 호텔 객실에 비치된 베개와 이불 등의 침구류를 P 컬렉션 시즌 4로 판매할 예정이다. 호텔 내부 연구진을 통해 자체 개발부터 최종 제작까지 진행될 침구류는 거위털 100%와 순면, 최고급 패브릭 등을 사용해 편안한 잠자리를 선사하는 상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더 플라자 내 PB상품 제작 및 판매를 담당하는 호텔 관계자는 "최근 호텔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호텔의 가치를 집에서도 느끼고 싶어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며 "호텔 내에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포진해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한 단계 고급스러운 상품을 기획·판매해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쉐라톤과 브랜드 제휴를 마치고 로컬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난 그랜드 워커힐은 우리 식재료에 대한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다양한 프리미엄 먹거리 및 자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호텔의 인적자원을 활용해 김치, 장향소스, 견과류, 커피, 초콜릿 등의 먹거리를 위주로 선보이고 있으며 캐릭터를 형상화한 인형도 함께 판매 중에 있다.
롯데호텔은 세계 3대 침대업체 중 하나인 시몬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해온 베딩 패키지를 선보여 출시 6개월 만에 1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 호텔과 백화점의 판매 장점이 결합된 새로운 마케팅 활동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밖에도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는 매년 해당 연도의 12간지 띠동물 캐릭터 인형과 미니어쳐 키홀더를 제작해 판매 중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스타우드 호텔그룹에서 자체 개발한 침구류와 셰프가 만든 김치를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주에 위치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고급스러운 태슬 키링, 수영복 위에 입는 여성용 비치 가운, 실용적인 골프 보스턴 백 등 자체 PB 상품을 제작해 호텔 내 편집숍 '마고'와 골프장 내에서 판매한다.
웨스틴조선, 밀레니엄 서울힐튼, JW메리어트, 쉐라톤 서울 팔래스호텔은 자사 카페에서 사용하는 커피 원두를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특급호텔에서 선보이던 상품은 대부분 침구류 등에 국한되어 왔다. 이는 호텔의 이미지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쉼'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침구류를 판매해 새로운 매출 발생 창구로 사용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이를 넘어 호텔들이 추구하는 브랜드적인 장점을 상품으로 구성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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