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포럼]태양을 가리는 달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포럼]태양을 가리는 달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AD

[아시아경제]오는 21일 오전(미국 시간) 미국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굳이 미국 시간을 사용한 이유는 이번 개기 일식은 거의 미국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기일식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위치하여 지구에 달의 그림자가 생기는 현상이다. 지구의 공전 궤도와 달의 공전 궤도가 일치한다면 매월 그믐마다 일식을 볼 수 있겠지만, 두 궤도면은 약 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일식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 드문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 일식은 지구의 아주 좁은 영역에서만 볼 수 있다.


개기일식은 보통 1년에 한 번 미만으로 일어나며 좁은 영역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에서는 99년 만에 볼 수 있게 된 현상이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으로 지구에 생기는 달의 그림자가 이동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시간은 2분 정도이다.

개기일식이 특별한 이유는 지구에서 볼 때 태양과 달의 크기가 거의 똑같아 달이 태양을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태양의 크기는 달의 약 400배 크지만 달이 태양보다 400배 더 가까이 있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구나 달은 지구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기 때문에 겉보기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 어떤 때는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하고 태양의 가장자리가 남아있는 금환일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실 평균적인 달의 겉보기 크기는 태양보다 작기 때문에 확률적으로는 개기일식보다 금환일식이 더 자주 일어난다.


과거에는 달이 지구에 더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개기일식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달은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약 6억년이 지나면 지구에서는 더 이상 개기일식은 볼 수 없게 된다.

개기일식은 과학자들에게는 중요한 기회다. 태양의 채층과 코로나 등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태양 대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여서다.


과학 역사에서 개기일식을 이용한 가장 중요한 사건은 1919년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은 태양에 의해 휘어진 공간 때문에 별빛이 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태양 근처에 있는 별은 태양빛 때문에 평소에는 관측할 수가 없다. 태양 근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태양빛이 달에 의해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뿐이다.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1919년 3월29일 개기일식 때 태양 근처의 별의 관측,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만큼 별빛이 휘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약 2분 동안은 별을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깜깜한 밤처럼 된다.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과 어둠의 시간, 그리고 다시 태양이 등장하는 순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적이어서 평생 그 느낌을 간직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비교적 여행이 편리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번 개기일식에는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나 궁금할 것이다. 다행히 없지는 않다. 2035년 9월2일 한반도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남한에서는 불가능하고 평양을 포함한 북한 지역만 해당된다고 한다.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때는 적어도 북한 지역을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