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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나쁜 임대인, 착한 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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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나쁜 임대인, 착한 임대인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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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우리나라 주택 임대차 시장은 개인 임대인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 76%를 차지한다. 이들은 임대주택을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비제도권 민간 전월세 임대인이다.비제도권 임대주택은 임대기간, 임차인 보호, 임대료 규제에 취약하다. 부정적인 고정 관념도 강하다.


이들은 제도권 임대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 임대주택의 주된 공급자로서 일익을 담당해 왔으며,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주택시장의 사다리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이들이 시장 수익성만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조물주 보다 건물주라고 비유될 만큼 최근에는 도를 넘어섰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선진국도 임대주택의 상당부분은 개인 임대인이 공급한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임대주택의 70% 이상은 개인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그러나 나쁜 이미지 보다는 투명하고 착한 이미지가 강하다. 이미지 개선은 정부의 인식 전환에서 시작됐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도 임대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 임대인의 협조 없이는 주거안정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임대주택을 주거복지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미국은 주택바우처 수급자가 양질의 민간임대주택에서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임대인 지원활동(outreach), 각종 이벤트와 홍보 행사를 연다. 여기에 참여하는 임대인은 임대주택을 등록해 나쁜 이미지를 털어 내고 사회적 역할에 동참한다.


영국은 주기적으로 임대인 실태조사(Private Landlord Survey)를 통해 임대인이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얼마 동안 임대하는지를 조사해 품질 제고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개보수를 지원한다. 누가 임대인인지, 몇 호를 임대하는지, 임대주택은 어떻게 확보했는지, 주택 상태는 어떠한지, 왜 임대하고 몇 년 동안 임대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계속 임대할 것인지, 전업인지 부업인지, 연간 임대수입은 어느 정도이고 별도 수입은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은 임대인의 사회적 역할과 순기능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를 파악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선진국의 예는 개인 임대인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조세나 금융 지원 이외에도 비금전적 지원 활동이 참여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임대인이고 왜 임대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맞춤형 지원은 임차인 뿐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임대주택 등록제로 투명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다주택 보유자라고 하더라도 2~3호의 생계형 임대인이나 영세한 자영 임대업자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조세나 금융 지원의 세부 내용을 알지 못하거나 등록 제도 자체를 모를 수 있다.


제도 시행에 앞서 먼저 개인 임대인이 누구인지 부터 파악하는 저인망식 접근이 필요하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임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그에 맞는 동기 부여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임대주택을 공익적 자원으로 지혜롭게 활용하면 임대소득 과세 기반을 튼튼히 할 뿐 아니라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갈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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