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대표 토론회, 사드 입장 선회 논란…정동영 "입장 바꿔 당이 손해봐"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두고 반대에서 찬성으로 당론이 변경된 문제가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쟁점이 됐다.

16일 국민의당 원외위원장 주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당시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던 국민의당이 대선 과정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을 두고서 공방전이 펼쳐졌다. 천정배·정동영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점을 지적했다.

정 후보는 "정치는 신념으로 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냐"면서 "(이 문제를 두고서 오락가락한 것은) 대선 득표에서 손해가 본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사드는 무기도 아니고 한미동맹의 상징도 아니며 미사일방어(MD)전략"이라며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은 현명했는데 5차 핵실험 이후에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당이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근혜정부의 이른바 대북강경노선이 폐기됐는데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국민의당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국민의당 강령에 나온 대로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을 정착시키기 위해 대북포용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국민의당의 대북정책을 정돈하고 흐트러진 사드 문제에 관해서도 입장을 정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대선 당시 당론 변경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봤지만, 선거전이었기 때문에 입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천 후보는 "의중은 반대였는데 당시 원내대표였던 주승용 의원이 대선 후보가 그러는데(찬성으로 돌아섰는데) 안 된다고 반대하면 선거에 어쩌나 해서 내심을 숨기고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언주 후보는 안 후보의 선택을 옹호했다. 이 후보는 "입장이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북핵 위기 해결에 있어서 주체는 청와대라고 하지만 현실은 미국이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철저하게 국익 우선으로 안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