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회는 이번 주 후반부터 결산국회에 돌입한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시작되는 결산국회는 흔히 '몸풀이'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어차피 집행된 예산에 대해 관심을 갖기 보다는 정기국회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해 예산 집행에서 문제점이 있다 하더라도 '사후 약방문'이라는 인식도 한몫한다.
정권교체를 통해 올해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결산을 통해 지난해 박근혜정부의 나라 살림의 문제점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당내 회의에서 "국회가 결산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정부의 예산 집행을 검토하고 중요한 자료를 제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국정교과서와 창조경제, 방산비리 사업, 해외 에너지 사업 집행실태를 낱낱이 파헤쳐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를 맡은 윤후덕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과거 박근혜정부의 결산을 하는 것이니만큼, 국회에서 편성한 대로 잘 집행을 했는지 그런 것을 잘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 전에 마무리되어야 하는 결산국회의 특성상 요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결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산심사는 곧바로 이어지는 예산안 심사에서 참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국가재정법 개정 등을 통해 성과보고서나 재무제표를 국회에 제출케 하는 것이 이 같은 취지다.
지난해 예산의 집행이 잘 됐는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 흔히 간과되는 대목인데, 결산심사에서는 지지난해 결산 심사에서 지적됐던 시정조치 등에 대한 결과보고도 같이 받는다. 지난해 결산을 통해 발견된 문제들을 정부가 얼마나 잘 시정, 보완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이런 시정조치 준수 여부와 시정조치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 등은 향후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 역할을 한다.
올해 정부는 2015년 회계연도 결산 과정에서 지적된 2020건의 시정요구 가운데 1803건은 완료했으며, 217건은 조치 중이라고 보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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