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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靑, 기업 애로 청구서로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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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달 27~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청와대에 초청, '호프미팅'을 한 지 보름이 지나고 있다. 당초 우려와 달리 호프 미팅은 매우 활기찼고 기업인들과 대통령은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문 대통령은 각 그룹 총수나 기업인들에 맞는 맞춤형 질문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기업의 경제 활동을 돕는 동반자" 등의 말로 기업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에 고무된 기업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모처럼 새 정부와 기업인들이 소통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이틀간 기업인들은 평소 느꼈던 애로사항을 문 대통령에게 얘기했다. 만찬 시간은 짧고 또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기업인들은 마음에 담아두었던 많은 현안들중 정말로 중요한 것들만 골라 대통령에게 얘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 이후 청와대가 기업 애로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들려오는 소식은 거의 없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 인력 수급 문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대통령을 만나 "반도체 산업은 인력 수급 문제에 크게 봉착해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권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이공계 인력 양성, 반도체소재 장비와 중소ㆍ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라는 개별 기업이 아닌 반도체 업계 전체를 대표해서 이런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제대로 된 인력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대학에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전공하는 학생이 많지 않고,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도 부족해 반도체를 연구하는 석ㆍ박사 등 고급 인재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현재 한국 경제를 떠받드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반도체 코리아'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발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좋은 인재를 양성해 기업에 잘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반도체는 당연히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모든 걸 기업에 맡겨 놓고 있는 실정이다.


권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만난 이후엔 뭔가 달라질까? 기자가 파악하기로는 보름이 지나도록 청와대는 산업통상자원부나 반도체 업계에 인력 수급 현황과 대책 방안을 묻거나 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한 건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법인세 인상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들은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잘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과연 진정성이 있었는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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