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의원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마련 중
부과사업자도 기간사업자 규제 적용 검토
경쟁상황평가 대상 확대해 부과사업자 적용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이 마련될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원은 기간통신사업자에게만 적용되는 이용자 보호 규제를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는 전기 통신 회선 임대 및 주파수를 할당받아 사업을 하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과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나 역무의 안정적 제공의 필요성 등을 참작해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으로 이들은 이용약관 신고의무, 자료제출의무, 보편적 역무 관련 의무 등의 규제를 받는다.
반면 인터넷 업체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로부터 전기통신회선설비를 빌려 기간통신역무 외의 전기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이들은 별도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사업자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통신, 플랫폼 산업의 진화 과정에서 사업 영역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점점 플랫폼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규제 역시 통합·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90%에 육박하며 온라인 동영상 시청 매체에서도 유튜브, 네이버, 페이스북 등 플랫폼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프라이버시 보호 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며 독일도 플랫폼 관련 법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시장 상황 모니터링을 위한 기관을 설치·운영 중이다.
신 의원실에서 준비 중인 개정안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도 기간통신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가계통신비 절감과 이용자 보호 등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가령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동영상 콘텐츠 이용 전 시청하게 되는 광고가 데이터를 소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규제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경주 지진 발생 당시에는 카카오톡 '먹통'에 따른 피해를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었지만, 법제화를 통해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과해 공적 책임과 피해 보상 등을 이행하도록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개정안에는 현재 부가통신역무를 포털,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세분화해 시장별 경쟁 상황 평가를 진행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부가통신시장에 대해 검색서비스, 검색광고 시장에 한해 경쟁상황을 평가하고 있지만 검토의 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로써 포털, 앱스토어, SNS의 영역에서의 지배적 사업자를 각각 규정하고 향후 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이용자 보호 원칙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신경민 의원실은 "현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해 사업자와 학계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최대한 다양한 내용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조만간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4억2000만유로(약 3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기업이 포털검색 분야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 잡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산업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규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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