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 中, 北 지원 중단 및 北 정권 붕괴 → '北 흡수통일' 시나리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주한 미군을 철수하자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이는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에서 매우 중요한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토드 로즌블룸 수석 연구원(사진)은 19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제2의 한국전쟁 없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려면 중국이 북한 정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주한 미군 철수론을 펼쳤다.
중국의 역할이 없으면 북한 핵ㆍ미사일로 인한 위기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지금까지 이어진 노력에도 북핵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며 "따라서 이제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제안을 요약하면 이렇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고 그 대가로 중국은 대북 지원을 중단함과 동시에 김정은 정권 붕괴를 이끌어 북한이 한국에 흡수 통일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핵무기 없는 민주 통일 한국'을 만들자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로즌블룸 연구원은 통일 비용 조달과 통일 한국의 자주권을 맞바꾸자는 황당한 논리도 폈다. 그는 "북한 흡수 통일 과정에 미국ㆍ중국이 공동 관여하고 미중과 다른 나라들이 북한 재건에 드는 수백억달러를 대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주한 미군 철수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그는 "주한 미군 철수가 궁극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지 확실치 않을뿐더러 통일 한국이 중국과 연합해 미국을 얕잡아 볼 수도 있다"면서 "시나리오가 가동될 경우 정권 전복 위기를 맞은 김정은이 선제공격할 수도 있으니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이런 리스크에도 자신이 제안한 시나리오야말로 북한 문제를 영원히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5년간 별 성과를 얻지 못했으니 이제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로즌블룸 연구원은 1990년대 한국ㆍ북한ㆍ미국ㆍ중국이 참여한 4자회담의 미국 측 대표단에서 활동한 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국토방어 및 안보 분야 차관보를 역임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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