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삼성의 승마지원이 오직 자신만을 향한 것으로 인지했음을 암시하는 취지의 증언을 법정에서 내놨다. 정씨가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런 증언을 했다. 정씨는 당초 검찰 수사에 대한 방어권 등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입장을 바꿔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씨는 "어머니 최씨에게 '나만 지원 받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최씨가 '그냥 조용히 있으라, 때가 되면 (지원이) 오겠지 왜 계속 물어보느냐'고 한 사실이 있느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묻자 "네"라고 답했다.
정씨는 또 2015년 말 독일 훈련장에서 황성수 당시 삼성전자 전무가 보는 가운데 말 시승을 한 적이 있다면서 황성수 전 전무가 자신이 말타는 것을 보러 온 것이 맞다고 증언했다. "삼성의 지원을 받아서 독일 전지훈련을 간 승마선수는 정씨 외에 없었죠?"라는 특검팀의 질문에도 정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정씨는 다만 제공받은 말 '살시도'를 최씨와 함께 고른 것이며 삼성에서 지원해준 것인지는 몰랐고 어머니 최씨가 사준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가 살시도의 상태를 직접 확인한 적도 없다고 했다.
정씨는 또한 자신에 대한 삼성 지원의 창구 역할을 한 독일 현지법인 코어스포츠와 관련해 특검팀이 "최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네"라고 답했다. 정씨는 아울러 코어스포츠에서 받은 급여를 생활비로 썼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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