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CEO 출신인 틸러슨 美국무, 당사국들 오가며 '셔틀외교'…걸프 인맥 총동원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카타르 단교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자 미국이 마침내 직접 개입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 저녁(현지시간) 쿠웨이트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11~13일 사흘간 카타르ㆍ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를 오가며 '셔틀외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재를 자청하고 나선 쿠웨이트로 매일 밤 돌아올 예정이다.
애초 미국은 우방들의 이해가 엇갈린 이번 사태에 난처한 나머지 멀리서 쿠웨이트의 중재를 지원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로 미국의 국익이 침해되는 상황까지 이르자 직접 개입에 나섰다. 이번 사태로 테러 소탕 작전이 크게 지장 받자 더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카타르는 미군의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 거점이다.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도 카타르에 있다. 바레인에는 이란을 감시하는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 중이다.
현재 카타르는 고립된 당사국, 사우디는 카타르 봉쇄를 주도한 아랍권 맹주, 쿠웨이트는 중재국이다.
글로벌 정유업체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걸프만 국가 지도층 내부에 상당한 인맥을 갖고 있다. 그가 뜻밖에 절묘한 해법을 찾아낼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2013년 '리야드 협약' 내용이 밝혀졌다. 사우디 정부 소유의 알아라비야 방송이 2013년 카타르가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과 맺은 협약서를 입수해 10일 보도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알타니는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관련 인사들을 카타르에서 추방하겠다고 GCC 회원국 정상들과 협약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5일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카타르가 2013년 맺은 '리야드 협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약 내용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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