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의 혼외출산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혼 중심 전통적 가족제도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법적 부부가 아닌 커플이 출산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다. 프랑스, 노르웨이 등 출산율을 회복한 나라들은 대부분 동거나 한부모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해 포용적인 문화가 조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은행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혼외출산비율이 1.9%로 OECD 최저였다. 이웃 나라 일본(2.3%)보다 낮았다. 총 출생아 가운데 법률상 혼인하지 않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비율이 2014년 기준 OECD 평균 39.9%이다.
터키(2.8%), 이스라엘(6.3%), 그리스(8.2%)가 10% 미만이었다. 유럽연합(EU) 평균은 40.5%이고 프랑스(56.7%), 노르웨이(55.2%), 덴마크(52.5%), 스웨덴 (54.6%) 등은 절반이 넘었다.
박경훈 한은 경제연구원부연구위원은 "혼외출산비율이 낮은 나라는 초혼 연령보다 초산 연령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일본, 한국, 스위스 등은 초산연령이 초혼 연령 더 높다. 반면 스웨덴,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은 혼인보다 출산 시기가 앞섰다. 한국은 초산연령이 2014년 31.0세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은 28.9세다. 한국 다음으로 이탈리아(30.7세), 스위스ㆍ스페인ㆍ일본(30.6세) 등이다. 초혼 연령은 한국이 2014년 29.8세로 OECD 평균(30.3세)보다 조금 낮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혼인율은 OECD 상위권을 차지했다.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이 2014년 한국 6.0%로 중국(9.6%), 터키(7.8%), 미국(6.9%), 이스라엘(6.5%) 등 다음이다. OECD와 EU 평균은 4.6%이다.
혼인 외 출산이 워낙 적다 보니 혼인율은 다른 나라보다 높은데 출산율은 최하인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14년 기준 1.21명으로 OECD 평균(1.67명)에 크게 못 미치는 꼴찌다.
박 부연구위원은 "출산율이 하락했다가 회복된 국가는 혼외출산 등 다양한 가족형태에 포용적이고 남녀 간 임금 등 근로조건이 평등하고 주거비 부담이 적고 일-가정 양립 정책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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