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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중소·벤처 ‘영업비밀 유출’…징벌적 손해배상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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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열악한 영업비밀 보호환경으로 피해 입는 중소·벤처기업 사례가 늘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방지할 안전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안전장치로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특허청은 국내 616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비밀 피침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영업비밀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아 피해 입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2016년 대기업은 59곳(9.6%), 중견기업은 117곳(19.0%), 중소기업은 329곳(53.4%), 벤처기업은 111곳(18%)이 각각 영업비밀 유출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


수치상 피해 기업 10곳 중 7.1곳은 소규모의 중소·벤처 기업으로 영업비밀 관리역량과 수준이 낮은 실정을 여실히 드러낸다.

실제 중소기업의 영업비밀 전담부서 보유율은 전체의 13.7%로 대기업 30.5%보다 16.8%포인트 낮았다. 또 외부자에 대한 비밀유지 계약 체결여부, USB·PC 등 사외 반출절차 수립 여부 등의 영업비밀 관리 수준은 대기업 86.4%, 중견기업 64.1%, 중소기업 41.9%, 벤처기업 30.6% 등 순으로 작은 규모의 기업이 중견이상 기업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의 영업비밀 유출 경험을 조사했을 때는 기업 7곳 중 1곳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기업들은 평균 2회의 영업비밀 유출을 경험했고 6회 이상인 기업도 전체(유출 기업)의 5.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횟수별로는 ▲1회 54.7% ▲2회 18.6% ▲3회 15.1% ▲6회 이상 5.8% 등으로 분포했다.


기업 영업비밀의 유출 경로는 대부분 해당 기업의 퇴직자에 의해 형성된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영업비밀 유출을 경험한 86개 기업 중 70개 기업(81.4%)은 내부인, 33개 기업(38.4%)은 외부인으로 응답(복수)한 것이다. 이중 내부인의 유형은 퇴직자 72.9%, 평사원 32.9%, 임원 11.4%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유출 방법도 다양해졌다. 과거 관련 서류를 빼내어 외부로 유출시키던 고전적 방법에서 현재는 온라인과 디지털을 이용해 유출하는 등으로 형태를 다변화 한 것이다. 영업비밀 유출은 ‘서류 또는 도면 절취(47.4%)’, 이메일 등 인터넷 전송(44.2%), ‘외장메모리 복사(34.9%)’ 순(복수응답 허용)으로 비중이 컸다.


하지만 영업비밀이 유출된 기업들의 피해규모가 평균 21억원을 넘나드는 반면 대응방법은 여전히 안일하거나 무감각하다는 것이 실태조사에서 재차 확인된다. 가령 피해 기업이 취한 대응방식으로는 무대응이 4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고장 발송 30.2%, 수사의뢰 23.3% 순(복수응답)으로 조사된다.


이와 별개로 해외에서 국내 기업의 영업비밀이 유출된 사례 대부분은 외부인에 의한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외국에서 영업비밀이 새나간 국내 기업은 24곳(616곳 중 3.8%)로 이중 19곳은 외부인, 9곳은 내부인에 의한 것으로 응답(복수)했다. 유출된 영업비밀의 종착지(본사 위치)는 중국 62.5%, 일본 20.7%, 미국 4.2%, 스페인 4.2%, 스위스 4.2% 등의 순(복수)으로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영업비밀 유출 방지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가 높였다. 문항별 응답(복수) 비율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64.0%) ▲가처분 신청 요건 완화(32.6%) ▲손해배상액 산정방법론 개선(30.2%) ▲형사처벌의 실효성 강화(25.6%) 등으로 높았다.


또 영업비밀 유출로 인한 침해 소송을 진행할 때의 어려움으로 각 기업은 증거자료 제시 및 입증의 어려움(75%), 소송 진행 기간의 지연(50%), 재판결과에 대한 불만족(25%) 등을 꼽았다.


박성준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국내 중소·벤처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 실태가 열악한 것으로 조사된다”면서 “특허청은 영업비밀 전문가 컨설팅 등 정부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과 형사처벌 강화 등의 제도적 개선으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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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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