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대엽 장관후보자는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어떤 이유든 음주운전은 용인해선 안됩니다. 더군다나 취소수준의 만취 상태라니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는 스스로 사퇴하면 좋고 아니면 지명철회가 답입니다"
13일 문재인 대통령 공식팬카페(문팬)에 한 회원이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 운전 전력에 대해 남긴 글이다. 조 후보자는 2007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 0.1%를 넘는 만취 상태로 면허가 취소됐다.
조 후보자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문팬’과 문재인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않았던 정의당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은 교내 커뮤니티 '고파스'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총학 측은 대자보에서 "학생들은 고려대학교 교무위원회에서 조대엽 당시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원장이 보인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며 "과연 조 후보자가 장차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갈 적절한 인물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2월19일 고려대는 미래대학 설립을 강행하기 위해 교무위원회를 열었지만,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노동대학원장이었던 조 후보자는 학생들에게 "교무위원회를 중지하라고 해서 중지한 거야! 여기서 무슨 논의가 되고 있는지 너희들 모르잖아!” "끝나야 알려줄 거 아니야! 끝나야!” 등 반말 섞인 고성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조 후보자가 대학교수의 영리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사립학교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영리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에서 상습적인 임금체불이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 후보자가 멀티미디어 방송콘텐츠 공급회사인 A사와 여론조사 업체인 B사의 공동 투자자이며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주장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2014년4월 기준 A사의 주식 23.3%를 보유하고 있으며 B사의 지분도 49% 가지고 있다.
이 의원은 또 A사의 대표이사 C씨가 현재 고용노동부 고양노동지청에 과거 A사 임직원 4~5명으로부터 3000만원 이상의 임금 체불로 진정서가 접수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임금 체불과 회사의 경영 악화로 각자 살길을 찾아 재취업을 알아보고 노동청을 방문하는 등의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는 이 시점에 A사와 밀접한 관계로 의심되는 조 후보자가 고용부의 수장이 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주장을 종합하면 조 후보자는 사립학교법 제55조1항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는 공무 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기관장의 허락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해당 회사 경영에 관여한 바도, 주식을 실제로 보유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음주운전 전력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정의당은 14일 안 후보자에 대해 공세를 가했다.
정의당은 이날 안 후보자의 '여성 비하' 논란과 관련해 "안 후보자는 저서에서 성매매를 합리화하며 저열한 성 의식을 드러냈다. 무척 실망스럽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안 후보자 임명에 대해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또 조 후보자의 음주 운전 전력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저서에 대해 "종합적인 내용을 읽어보신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상세한 저의 입장은 청문회 때 말씀드리겠다"고 해명했다. 성매매에 대해서는 '여성을 착취하는 악의 제도'라는 점을 분명히 표현했고, '인권의 핵심은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논란이 되는 안 후보자의 저서 중 표현에 대해서 "악마적 발췌 편집"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한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경환 교수의 책 중에서 일부를 악의적으로 발췌해서 책 내용이 문제 될 소지가 있다고 교묘히 흠집을 내놓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안 후보자의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 교수는 "그 책은 노장년 꼴통 남성들을 잠재적 독자로 여기고 소위 남성이란 인간 속에 들어있는 수컷다움을 비교, 풍자, 각성시키고자 함"이라며 "노장년남성들이 제대로 이해 못하는 점, 즉 여성의 생각과 대비시킴으로써 여성이해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남성-수컷의 속생각을 적어놓았는데 그 부분만 뽑아 인용하면 완전 마초같이 보입니다만 전후 맥락을 보면 그 반대”라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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