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쓴 책의 일부 내용을 둘러싼 '성(性) 의식' 논란을 법무부가 반박했다.
안 후보자는 남자의 욕구나 공격성 등을 비판하려 했는데 맥락을 무시하고 '성매매를 두둔했다'는 식으로 비난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14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해 안 후보자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법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언론이) 발췌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후보자가 '남자의 욕구, 공격성, 권력 지향성과 그에 따른 남성 지배 체제를 상세히 묘사하고 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사용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성욕에 매몰된 시대착오적인 남성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구태적 지배문화를 대체하는 여성의 소프트파워에 주목함으로써 남성사회를 변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을 두고 오히려 '구태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후보자의 진의가 아니다"라는 뜻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출판한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인간의 몸이 재화로 거래된 역사는 길다.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라고 말했다.
"왜 사내들이 술집 마담에게 아내나 자신의 비밀을 쉽게 털어놓는 것일까",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법무부는 저서의 전체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이 같은 구절을 제시했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는 성도 상품이다. 성노동이 상품으로 시장에 투입되면 언제나 사는 쪽이 주도하게 되고, '착취'가 일어난다.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성매매는 노동자의 절대다수인 여성을 차별하고 착취하는 악의 제도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성매매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남성지배 체제라고나 할까?"(113쪽)
"근래 들어 공공장소에서 '성폭행은 범죄입니다'라는 표어를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목포는 항구다'라는 옛날 가요의 제목처럼 실소를 짓게 한다.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을 거듭 강조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는 몽매한 야만인 사내에 대해 문명 사회의 이름으로 건네는 계고장이자 성폭력에 무딘 사회, 심지어 성폭력을 관용하는 문화에 대한 엄중한 경고장인 것이다."(110쪽)
안 후보자가 신문 칼럼에서 음주운전 경험을 '고백'한 점 등에 대해 법무부는 "개개의 단어ㆍ문장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그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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