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필리핀·태국 외 인도로 산지 다변화
24일부터 대형마트 최초 판매 개시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바나나 하면 필리핀산, 오렌지 하면 미국산인 수입 과일 원산지 공식이 유통업체의 산지 다변화 노력으로 바뀌고 있다.
이마트는 24일부터 대형마트 최초로 인도산 망고를 4400원(410g 내외·개)에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이마트에서 판매된 망고의 95%는 필리핀·태국산이었다. 이마트는 이번 인도산 망고 판매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던 망고 수입국을 다변화하게 됐다.
망고는 2012년 이마트 수입 과일 가운데 매출 11위를 기록하며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가 지난해엔 6위까지 올라섰다.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수입 과일 평균(6%)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뛰었다.
망고는 '열대 과일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 열대 과일로 통한다. 주요 산지는 동남아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망고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망고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한다.
품질 면에서도 인도산 망고는 상대적으로 동남아산에 비해 평균 당도가 높다. 이마트가 이번에 선보이는 인도산 망고의 평균 당도는 21브릭스(brix)가량이다. 재배 과정에서 과육에 봉지를 씌우지 않고 햇빛에 직접 노출시켜 필리핀산(13Brix)이나 태국산(18Brix)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마트는 인도산 망고를 들여온 배경에 대해 "망고가 국내에서 대중화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6월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태국 우기에는 망고 수확이 없다. 상대적으로 필리핀산 망고로 수요가 집중되며 가격이 오르는 점을 감안해 인도를 추가 개발 산지로 검토했다.
인도산 망고는 5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이다. 태국산 망고 공백기에 안정적인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수입 국가 다변화는 이미 오렌지와 바나나, 체리 등에서 이뤄져왔다. 특정 국가로 수입 산지가 쏠릴 경우 해당 국가의 기후 변화나 무역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에 공급되는 수입 과일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과거 90~95%에 달했던 필리핀산 바나나 비중을 줄였다. 올해부터 남미 에콰도르에서 수입한 바나나를 팔고 있다. 또 미국산 오렌지를 대체할 수 있는 스페인산을 선보였다. 체리의 경우에도 미국산 외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 등 무역 환경상 이점을 발휘할 수 있는 수입국을 추가로 개발해 국내 공급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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