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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상징'→'계륵 신세'된 푸드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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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상인 반발·민원 등 장애 요소 많아..."창조적 상생 방안 등 대안 절실"

'규제개혁 상징'→'계륵 신세'된 푸드트럭 푸드트럭. 아시아경제DB.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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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근혜정부의 '규제 개혁'의 상징이 됐던 푸드트럭이 계륵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창업한 푸드트럭들은 적당한 영업지를 찾기 힘들어 줄줄이 폐업하기 일쑤다. 기존 상권 침해나 위생ㆍ소음ㆍ냄새 등에 따른 민원도 극심해 일선 지자체들은 선뜻 지원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내년까지 푸드트럭을 현재보다 세배 이상 많은 800대 까지 늘릴 계획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6월 청년ㆍ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푸드트럭 규제 완화를 지시한 후 전국에서 영업중인 푸드트럭 숫자는 지난해 8월 말 현재 합법 영업 296대, 합법ㆍ불법 병행(포기 포함) 725대 등 총 1021대에 달한다. 서울에서는 올해 3월말 기준 424대가 운영 중이다. 정부는 푸드트럭 1대당 3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며 2014년 8월 유원시설 푸드트럭 영업을 합법화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7월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푸드트럭은 '계륵' 신세다. 우선 안정적으로 영업이 가능한 장소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목이 좋은 곳은 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기존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기름ㆍ발전기를 사용해 인근 주택가로부터 냄새ㆍ소음 민원도 심하다. 일부 푸드트럭 영업자들은 위생증없이 영업하거나 위생관리에 소홀해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크다.


서울에서도 이같은 문제 때문에 영업을 못하는 곳이 많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관계부서 대책회의와 푸드트럭 운영자 신청 등을 통해 34곳의 영업장소를 발굴했는데, 11곳이 기존 상권 반발ㆍ유동인구 부족ㆍ통행 방해 등의 요인으로 이후 입점 공고로 이어지지 못했다.

수익을 내지 못해 문을 닫는 푸드트럭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424대의 신고된 푸드트럭 중 현재 영업 중인 것은 225대(야시장 162대, 일반 20대, 축제행사 43대)에 불과하다. 창업 후 평균 영업기간이 144일에 불과하고 전체 영업자의 35%가 6개월 내에 폐업한다. 적당한 영업지를 못 찾은 푸드트럭들이 일정한 수익이 보장되는 지자체 운영 축제ㆍ행사 참여에만 목을 맨다.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신규 시장 개척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서울시 주재 대책회의에서 하혁 한국푸드트럭협회장은 "푸드트럭 1대당 월 600만원만 매출이 나오면 유지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가장 잘 된다는 서초구 푸드트럭들 조차도 매출이 하루 1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아파트나 학교 앞에서 주민ㆍ학생들에게 아침식사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면 연간 60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켜 1000대의 푸드트럭이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위생증 규제 완화, 지역 축제ㆍ행사 참여 폭 확대 등 지원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 자리에서 '푸드트럭의 아버지'를 자처하며 적극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지자체들이 축제ㆍ행사 등에 푸드트럭존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산 지원을 끊어라"라며 "푸드트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행정적으로 봐서도 갈등 문제를 긍정적으로 풀어가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야시장을 확대하고, 자치구 축제 등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서울시내에서 영업하는 푸드트럭을 내년까지 800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상권 상인ㆍ주민 등의 민원도 만만치 않아 일선 공무원들이나 자치구 등에서는 이미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생계가 달린 상인들이나 소음 등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이 지자체장들에게 민원을 제기하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며 "보다 창조적이고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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