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대표)이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공동개발에 나선다.
박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졌다고 15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앞으로 자동차가 제2의 스마트폰이 될 것이고, 차 안에서 모든 통신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 연구하는 것이 통신사업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은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사업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협약체결식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대표이사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차 개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한 통신사는 SK텔레콤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와 이미지 인식 등 딥러닝 기술 기반 기업들의 GPU 수요 증가에 따라 주목받는 기업이다.
협약에 따라 SK텔레콤과 엔비디아는 초정밀지도 개발부터 협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도제작 솔류션인 '맵웍스'를 접목하면 25cm 단위의 3D 초정밀지도 제작의 상당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자율주행차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카메라 기반의 독립형(Stand Alone)으로 진화해왔다. 두 회사의 협약에 따라 자율주행차가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관제센터ㆍ사물인터넷과 유기적(Connected)으로 소통하며 주행하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연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사고 가능성을 낮추는 등 자율주행차의 주행 정확성과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차량공유 서비스 쏘카, SK렌터카 등 SK그룹의 자동차 관련 사업에 초정밀 지도 기반 기술을 접목하고, 개별 고객에게까지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 세계 42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산업을 이끌고, 세계적인 경쟁력도 확보해 나갈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차량 통신(V2X 등) ▲'두뇌' 역할의 자율주행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업을 추진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반드시 선제 확보해야 하는 분야"라며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상호 개방과 협력을 통한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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