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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신세된 '점오(.5) 공무원'…시간선택제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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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신세된 '점오(.5) 공무원'…시간선택제의 비애 2014년 7월 14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설명회. 아시아경제DB.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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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시간선택제는 사람도 아니란 말이냐."


지난해 1월 행정자치부가 소수점 정원관리제를 도입하자 현장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소수점 정원관리제도 자체는 인력 운영이 경직된다는 판단 하에 시간선택제를 자유롭게 활용하겠다는 취지였지만, 현장에선 "인간 취급도 못 받는 점오(.5) 공무원"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정부의 대표적 일자리 정책 중 하나였던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 제도가 '계륵' 신세다. 일ㆍ가정 양립, 모성보호를 위한 경력단절녀 배려라는 도입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채용된 공무원들은 열악한 처우 속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전일제 시험 준비 등 이직 기회를 노리는 이들이 많다. 동료 일반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잘못된 제도라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1일 인사혁신처, 전국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3년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한 공공부문 일자리 나누기 정책의 하나로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 제도 계획을 발표한 후 국가직ㆍ지방직을 포함해 총 2895명을 실제 채용했다. 국가직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180명의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채용했다. 2014년 366명 22015년 377명, 지난해 461명, 올해 543명 등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계륵 신세된 '점오(.5) 공무원'…시간선택제의 비애

지자체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1715명을 시간선택제로 채용했다. 이들은 하루 4시간씩 주당 20시간을 일하며 신분ㆍ정년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경력단절녀'들이 대거 지원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선 '계륵' 신세다. 우선 실제 채용되는 이들 중 경단녀 등 보다는 전일제 공무원 수험생 등 일반 구직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에서 지난해 8~9월 시간선택제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5.8%가 시간선택제를 택한 이유에 대해 '전일제를 준비하다가'라고 답했다. '육아' 때문이라는 답변은 23.9%, 가사는 15.6% 에 그쳤다.


특히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신청하겠냐는 질문에 57.1%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근무시스템도 말로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지만, 현장에선 오전 또는 오후 밖에 선택할 수 없어 실제 육아ㆍ가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채용된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 가입 대상에서 배제돼 있는 데다 일반직의 절반 밖에 안 되는 월급으로 생계 곤란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1호봉 기준으로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급여는 수당을 포함해 총 82만9700원에 불과해 전일제 158만1400원의 절반에 그친다. 7급 이하로 채용된 시간선택제의 보수는 2016년 기준 최저임금의 월급 126만270원보다도 적다.


9세 이하 아이의 양육비가 월 평균 107만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한 달 급여로 한 아이 양육비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고 있다. 일부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 등 투잡을 뛰어야 돼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배우자나 부모의 소득에 생계를 의존해야 한다.


내부적인 차별ㆍ시선도 문제다. 이희우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장은 "반복적인 단순 민원업무에 주로 배치되는 등 높은 책임을 필요로 하거나 비중이 있는 업무에서는 소외돼 있고, 주변의 차별적인 시선과 냉대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며 "승진이나 주요 보직 인사등에서도 소외돼 있다. 이로 인해 정년 보장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를 해보니 절반 정도의 시간선택제들이 전일제로 재입직하려고 다시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일반 공무원들도 시간선택제에 비판적이다. 공무원노조 설문조사 결과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주변 일반직 동료공무원들 중 50.7%가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답했다.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고(35.5%), 비효율적(22.4%)이며, 책임감이 부족(15.5%)하고, 일을 동료가 마무리해야(15.5%) 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의 한 지자체 인사 담당 공무원은 "신규 임용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한 적이 있는데 눈빛과 태도 등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며 "업무 현장에서도 사명감이나 책임의식이 떨어져 동료들이 큰 일을 믿고 맡기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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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등에서는 폐지 등 전면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처우가 열악한데다 비자발적 노동으로 공무원 내부에서도 양반제처럼 신분적 차별을 받고 이다"며 "시간선택제 채용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일반공무원들로 하여금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가입 대상 확대 등 처우개선에 대해 문제제기가 많아 내부에서 살펴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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