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중일의 경제 전망을 조사한 결과 베트남과 필리핀의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4일(현지시간)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의 경제 현황을 관리하는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인 AMRO(ASEAN+3국)는 2017~18년 역내 경제 예측을 처음 조사하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필리핀과 베트남 등은 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 반면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1%대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한국은 이 기간 6.3~6.5%, 2.5~2.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은 저임금과 노동자의 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미국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며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 2018년 유럽연합(EU)의 대(對)베트남 수출 관세가 철폐되고, 주식시장의 활성화도 기대되는 점으로 꼽혔다.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취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은 2018년 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치안 개선 효과에 따라 해외 기업의 직접 투자가 증가하는 한편 주식시장의 해외 자금이 유입도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아웅산 수지 당대표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 정권이 출범한 미얀마의 경제성장률도 2017~18년 7%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10개국 아세안의 전체 경제 성장률은 2014~16년 평균 4.2%였지만, 2017년 4.9%, 2018년 5.1%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높은 경제 성장률은 활발해지고 있는 내수 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아세안 내 중산층의 증가로 자동차 등 내구 소비재 구매가 늘어나면서 개인 소비가 올해 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AMRO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호주의 무역정책과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에 의한 금리 인상 등이 동남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내년 외환 위기 20주년을 맞이하는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는 외환 보유액의 증가와 외환 차입 안정성이 훨씬 강해졌다고 평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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