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WB '美 보호주의 우려'는 헛소리…연차총회 앞두고 찬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일본·유럽 등 대(對)미 무역 흑자국들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발언은 '헛소리(rubbish)'라고 일축했다.
로스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미국)는 보호무역주의를 가장 덜 사용하는 국가"라면서 "미국은 유럽·일본·중국과의 교역에서 모두 적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는 입으로는 '자유무역'을 외치지면 결국 앞장서서 보호무역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뭐라도 하려고 하면 이들은 되레 보호무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로스 장관은 라가르드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들의 미국 보호무역 강화에 대한 우려가 헛소리에 불과하다면서 다자주의야말로 1970년대 이후 심화된 미국 무역적자의 주범이라고 맹비난했다.
로스 장관의 국제기구 비난은 오는 21~23일 열리는 IMF/세계은행 춘계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와 세계화 및 다자무역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FT는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기존의 강경 노선에서 한반 물러서고 있는 가운데 로스 장관의 발언이 나왔다고 상기했다.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부서 수장의 이같은 발언은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미국의 교역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로스 장관은 미국을 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18일 도쿄에서 예정된 미일 경제대화에 자신이 참석한다고 언급하며 "이번 회의에서 양자무역에 대한 일본의 의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미국이라는 거대시장을 뺀 TPP 추진은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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