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비를 크게 늘리고, 환경·보건 예산을 줄인 2018 회계연도 예산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는 국방예산안은 10% 늘리고, 국토안보예산도 7% 가량 늘린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 예산안에는 멕시코장벽 건설 관련 예산 26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관련 행정 처리를 위한 정부측 변호사 100명을 신규 고용하는 한편 실무를 담당한 경찰 및 보안 요원 150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환경보호청(31% 감소)과 보건복지부(18% 감소) 등의 예산은 오히려 축소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예산안은 사실상 '국방 퍼스트' 예산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방비를 대폭 확충한 반면 다른 예산은 일제히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안은 의회에서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그웬 무어 하원의원(위스콘신)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에 세금 투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52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셧다운을 막고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의원 60명 지지가 필요하다. 미국은 의회가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연방정부가 함께 마련한 예산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예산안은 미국의 미래에 진정으로 모욕적"이라며 "연방정부의 힘을 해체하고 쓸어내 버리려는 공화당의 야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역시 성명을 통해 "오늘 제출된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이어 여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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