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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 앞 폭력시위, 아이들이 뭘 배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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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삼릉초교 학부모 불안…등하굣길 지키며 안전 당부


"사저 앞 폭력시위, 아이들이 뭘 배우겠나" 14일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인근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경찰이 만든 질서유지선을 따라 지나가고 있다.(사진=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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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이민우 기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왜 하루 종일 우리동네에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힘들지도 않으신가?"


1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바로 옆에 위치한 서울 삼릉초등학교 교문을 나서던 하모(12) 양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하양은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시위하는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도, 부모님도 자꾸 조심하라고 하셔서 피해 다닌다"며 종종걸음을 쳤다.

평소 씩씩하게 혼자서 학교를 오갔다던 2학년 김모(8) 군도 "어제부터는 무서워서 엄마께 전화해 학교로 데리러 와달라고 했다"며 교문 안쪽에서 서성였다.


친박단체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나흘째 집회를 이어가면서 극심한 소음과 통행방해 등으로 인근 교육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사저 뒤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행여 아이들이 해꼬지라도 당할까 등ㆍ하굣길을 지키고 나섰고, 학교 측도 가정통신문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이날 손자를 마중 나온 박모 씨는 "아직 저학년이라 평소에도 종종 마중을 나오지만 요 며칠 상황은 아주 걱정스럽다"며 "시위의 강도가 예상보다 심해 고학년이었더라도 크게 걱정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안모 씨는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입장이었지만 탄핵 후 우리 학교, 우리 동네에 이런 곤혹스런 일이 생길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뉴스로 보는 폭력시위도 무서운데 이렇게 학교 앞에서 매일 같이 보는 우리 아이들이 도대체 뭘 배우겠냐"고 한숨 쉬었다.


정문 앞을 지키던 경찰은 "박 전 대통령 사저 앞 학교 후문은 이미 폐쇄했고, 정문 앞은 경비 인원을 늘려 배치했다"며 "아이들이 지나는 정문 앞으로 큰 골목까지 경비 범위를 확대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저 앞 폭력시위, 아이들이 뭘 배우겠나"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옆 삼릉초등학교 후문이 굳게 잠겨 있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한 협조사항을 안내했다.(사진= 백소아 기자)


시위대는 종일 '멸공의 횃불' 등 군가를 부르고 '불법탄핵 원천무효' 등을 외치며 조용하던 동네를 소란스럽게 만들었다.


인근 주민 정모(64) 씨는 "동네에 학생보다 경찰이, 주민보다 집회참가자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시위대 때문에 학교가 후문을 폐쇄하니까 내가 걸어가도 힘든 거리를 아이들이 이렇게 빙 돌아가야 한다"고 걱정했다. 정씨는 "(시위대들에게) 아이들한테 부끄럽지도 않냐"고 혀를 찼다.


학부모들은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삼릉초 녹색어머니회와 한마음어머니회, 운영위원회 등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사저 인근 집회를 금지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학부모 채모 씨는 "헌법재판소 앞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을 때 안국동 쪽 학교는 등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던데 상황이 악화되면 우리도 임시휴교를 해야 하는 것 아닌지 엄마들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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