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집모 오찬회동…개헌 등 논의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탄핵심판을 목전에 두고 탈당을 결행하면서 당내 개헌파 의원들도 들썩이고 있다. 탄핵 심판 이후 동반 탈당을 하는 의원이 나올 지, 나온다면 몇 명이나 될 지가 관심사다.
김 전 대표가 8일 전격 탈당하면서 민주당 내 개헌파 의원의 동반탈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표 등이 개헌에 미온적 태도를 유지할 경우 3월 말에 결단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 민주당 의원은 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추가 탈당설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같이한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여러 생각들을 견줘볼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기존 거론되는 의원들 외에도 다른 이들이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아울러 이 같은 움직임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이후 본격화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탄핵이 매듭지어진 이후에는 알고리즘이 바뀔 것"이라며 "지금은 개헌이 정략적으로 매도되고 있지만, 결국은 권력이 행사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비슷한 일이 재발 할 수 있는 만큼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당 안팎에서는 최 의원 외에 새누리당 출신인 진영 의원이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진 의원은 서울에서 4선을 한 중진의원이지만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당에서 위상에 걸맞은 당직을 주지 않아 서운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 의원은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장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개헌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모임' 소속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헌안 논의가 촉발 된 데 이어, 개헌에 대해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과의 교감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옛 '민주세력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인 민주당 비주류 일부와 국민의당 의원들이 이날 오찬회동을 갖는다. 매주 1회 열리는 회동이지만, 김 전 대표의 탈당, 개헌 추진 움직임 등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동과 관련 "특위에 같이하는 의원들이 국민의당에도 많은 만큼, 여러 채널에서 의견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들썩이는 민주당 개헌파의 움직임이 추가 탈당 등으로 현실화 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 개헌파 의원은 "각자의 생각이 다른 만큼 (탈당에 대해) 뭐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탈당 보다는 우선 당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