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사 절반에 공모가 밑돌아
올 코스닥 공모 규모 사상 최대 전망
기술특례상장 통한 기업 옥석 가려야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새내기 상장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스닥 시장 공모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고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업체들이 국내 증시로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성장성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모시장에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리더스는 지난해 7월7일 상장한 뒤로 8개월 동안 공모가 대비 58%가량 하락했다.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 상장한 바이오리더스는 자궁경부암 전 단계 질환인 자궁경부상피이형증과 자궁경부전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 기회를 잡았지만 실적이 부진한 탓에 주가도 상장한 뒤로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58억35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당기순손실도 58억67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액은 250억원을 달성하며 69.1% 증가했다.
애니젠ㆍ팬젠ㆍ안트로젠 등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한 대다수 기업 주가가 부진했다. 국내 유일 펩타이드 우수의약품 제조ㆍ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갖춘 애니젠은 상장 당시 공모 청약에서 경쟁률이 812.5대1을 기록하며 증거금으로 1조원 이상 몰렸다. 하지만 상장한 뒤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두올이 공모가 대비 가장 부진했다. 자동차 시트커버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두올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면서 상장한 뒤로 단 한차례도 공모가 8500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현재 주가는 5000원선 인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림씨엔에스와 제이에스코퍼레이션 등도 공모가 대비 20~30%가량 하락했다.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의 핸드백 생산을 담당하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상장 준비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공모주 청약에서 3조6000억원 가량 몰렸다. 상장 첫날에도 공모가 대비 70% 오른 시초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후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주저 앉았다.
물론 상장한 뒤로 공모가 대비 2~3배 오르며 투자자를 기쁘게 한 상장사도 적지 않다. 코스닥 시장에선 창업투자사인 티에스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공모가 대비 각각 246%, 188%가량 올랐다. 공모가가 낮게 책정됐다는 인식과 함께 4차산업 혁명 속에서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
소셜 카지노 게임업체 미투온도 공모가 대비 210% 오르며 '대박' 상장사로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 상장사인 용평리조트, 해태제과식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게 사명도 익숙한 데다 우량주로 꼽히는 상장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업공개 시장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성장성과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여러모로 확인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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