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을 수 있어 vs 없어."
지난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다. 친구들과 플레이를 하다가 코스 내 설치된 말뚝 규칙으로 인해 언쟁이 오갔다. 동반자 K가 티 샷한 공이 아웃오브바운즈(OB) 말뚝 인근에 떨어졌다(K's ball comes to rest on the course close to a white Out of Bounds stake). 그러자 말뚝이 스윙에 방해가 된다며 뽑아버렸다(The stake interferes with the area of intended swing and he pulls it out).
운 좋게 버디로 이어졌지만 다른 친구는 "OB 말뚝은 뽑을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2벌타를 받아야 한다(incur of a penalty of 2 strokes)"며 "스코어는 보기(bogey)"라는 주장이다. 버디를 잡은 친구는 그러나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뚝에 대한 규칙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이유다. 특히 움직일 수 있는 것과 없는 장애물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확실하게 알아둬야 한다.
코스에 박혀 있는 말뚝은 '스테이크(Stake)'라고 한다. 전신주나 측량 말뚝을 뜻하는 폴(Pole)은 골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다. 말뚝은 4가지 색이 있다(Stakes on a golf course come in four colors). 빨강과 노랑, 흰색, 파랑색 말뚝들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What do red, yellow, white and blue stakes on a golf course).
OB는 흰색, 워터해저드 주위를 감싸고 있는 건 노란색, 병행 워터해저드(lateral water hazard)는 빨간색, 수리지 등 언더 리페어(under repair)는 파란색이다. 일단 OB 말뚝은 뽑을 수 없다. 있는 그대로 치거나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 후 두 클럽 이내에서 핀에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한다. 말뚝을 뽑으면 라이 개선으로 2벌타다(If you do remove a white stake, the penalty is two strokes).
빨간색과 노란색은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movable obstruction)이다. 샷을 한 뒤 말뚝은 다시 꼽아야 한다. 파란색은 페널티 없이 움직일 수 있으므로 공은 물론 발의 위치까지 구제 받는다. 페어웨이에 있는 가이드 말뚝이나 거리목(yardage marker) 등 역시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살아있는 나무로 표시한 거리목은 자연물이라 구제받을 수 없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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