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출이자 0.1% 오르면 폐업 위험 최고 10% 높아져
음식·숙박업 수명 '3.1년' 가장 짧아…"비용·경기 민감도 가장 높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중소기업대출이자가 오르면 자영업자의 폐업 위험도가 한층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다. 주요 자영업종 중 음식·숙박업이 대출 이자와 경기 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남윤미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이 30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이자율이 0.1% 포인트 증가할 때 폐업 위험도가 7~10.6% 더 증가하는 걸로 나타났다. 대출이자는 임대료와 같은 비용 요인 중 폐업요인을 가장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임대료는 한 단위 오를 때 폐업 위험도가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이자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은 음식·숙박업이다. 0.1% 오를 때 폐업 위험도가 10.6% 증가하는 걸로 나타났다. 도·소매업과 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은 7~7.5%로 상대적으로 덜 반응했다.
남윤미 부연구위원은 "자영업체가 직면하는 금리부담의 증가뿐만 아니라 금리인상으로 인한 소비지출의 위축이 폐업률에 미치는 영향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비용 외에도 자영업의 폐업률에는 경기, 경쟁, 업체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의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 자료를 활용해 폐업 업체들을 대상으로 창업부터 폐업까지의 기간을 산정, 업종별로 생존기간의 분포와 평균을 계산해 진행됐다. 업종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우선 소비자물가지수와 지역내총생산(GRDP), 실질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등 경기적 요인이 높을수록 업체의 폐업률은 감소했다. GRDP보다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더 큰 영향을 줬다. 음식·숙박업은 물가지수가 한 단위 증가하면 폐업 위험도가 54%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도·소매업과 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은 53%씩 줄었다. 또 실질 GDP 증가율의 경우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 순으로 3.6%, 3.2%, 3.2% 수준으로 폐업 위험도가 감소했다.
업종별 생존기간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각각 5.2년, 3.1년, 5.1년으로 조사됐다. 음식점 및 숙박업이 다른 두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다.
남 부연구위원은 "이들 변수들이 클수록 경기가 좋은 것을 의미해 폐업률을 낮추는 작용을 한 것"이라며 "음식·숙박업이 경기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업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동일 행정구역 내 동종업체가 많을수록 폐업위험은 감소했다. 또 업체의 규모가 클수록, 업력이 길수록 폐업위험은 감소했다. 업력이 1년 더 길어지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수리·기타 개인서비스업의 폐업 위험도가 각각 5.0%, 6.1%, 5.6% 감소했다. 경험의 축적, 단골 확보 등의 영향이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남 부연구위원은 "업종별로 폐업률 결정요인에 대한 민감도에 차이가 있다는 결과는 이러한 정책의 효과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자영업체의 생존율 제고를 위해서는 지역경기 활성화와 비용 경감을 지원하고 과도한 경쟁을 제한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