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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生老病死'…지폐 폐기절차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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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권 수명 '8년4개월'…돈 단위 클수록, 신권일수록 '수명 길어'
한은 정사실, 지폐 '생사' 결정…종이뭉치로 분쇄, '車 방진재'로 활용


돈의 '生老病死'…지폐 폐기절차 살펴보니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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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설 연휴를 맞아 시중에 풀린 새 돈은 약 5조5000억원. 하지만 '탄생'과 '죽음'은 돈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빳빳한 신권으로 건네진 세뱃돈도 수명이 다하면 폐기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폐의 수명은 그 단위가 클수록, 신권일수록 늘어난다. 1만원 신권의 경우 최장 8년4개월로 추정된다. 5000원권은 5년5개월, 1000원권은 3년4개월로, 액수가 줄어들 수록 수명이 짧다. 5만원권은 2009년 6월 발행돼, 유통기간이 길지 않아 아직 수명을 측정할 순 없다. 하지만 최소한 1만원권(8년4개월)보다는 오래갈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구권은 그 수명이 더 짧았다. 1만원권은 2000년 기준 약 4년, 2005년엔 5년2개월이면 수명이 다하는 걸로 파악됐었다. 2005년 기준 5000원권의 수명은 2년3개월, 1000원권은 2년4개월에 불과했다. 신권의 수명이 늘어난 건 '돈 종이'의 품질이 대폭 개선되면서다. 한국조폐공사가 2005년 은행권 용지제조시설을 신축하면서 종이를 끊어질 때까지 접었다 펴는 횟수(내절도)와 인장강도가 크게 늘어났다.


돈의 '生老病死'…지폐 폐기절차 살펴보니 왼쪽부터 가위에 절단된 은행권,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자료:한국은행)


사람들의 손에서 손을 거쳐 유통되던 지폐는 한국은행의 '정사실'에서 '생사(生死)'를 판정받는다. 이곳의 자동정사기는 1000장에 이르는 지폐의 운명을 33초만에 결정한다. 이 기계는 내부의 센서를 통해 사용권과 손상권을 구분짓는데,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정된 돈은 100장 단위로 정리해 배출한다. 반면 손상지폐로 판정된 경우 분쇄와 압축을 거쳐 원기둥 모양의 종이 뭉치로 걸러져 나온다. 지난해 폐기된 지폐는 5억5000만장으로 5톤(t) 트럭 93대분으로, 차곡차곡 쌓으면 백두산(2750m) 높이의 20배에 달한다.


자동정사기가 한국은행에 들어온 1990년대 초반. 그 전까진 사람이 지폐 한 장 한 장을 손으로 검수한 뒤 폐기했다. 운송을 하다 도난을 막는 경우를 막기 위해 지폐다발에 구멍을 뚫기도 했다. 당시 폐기된 돈들은 용해공장에서 화학처리됐다.


종이 뭉치로 폐기됐다고 해서 돈의 일생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100% 면으로 만들어진 지폐는 과거에는 건축용 바닥재로, 지금은 자동차 방진재로 활용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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