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강압수사를 주장한 데 이어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비슷한 주장을 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이 최씨에 대해 지난해 12월 24일 밤 10시40분부터 이튿날인 성탄절 오전 1시까지 변호인을 따돌리고 신문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특검 소속 부부장 검사는) 변호인이 귀가한 후 최씨에게 '박 대통령과 모든 면에서 공동체라는 걸 자백하라'고 여러 번 소리를 질렀고 최씨가 수긍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이 때 최씨는 공동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특검의 부장검사가 ▲죄는 죄대로 받게 할 것이고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들을 파멸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딸 유라는 물론이고 손자까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며 대대손손 이 땅에서 얼굴을 못들게 하고 죄를 묻고 죄인으로 살게 할 것이다 ▲특검에 들어온 이상 협조하는게 좋을 것이다 라는 요지로 폭언과 위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어느 특검 관계자가 최씨를 겨냥해 '최순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언동했다고 한다"면서 "이는 초헌법적 발상이거나 최씨에 대한 증오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 등을 언급하며 "상황에 따라 제3의 기관에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며 "특검이 CCTV 녹화와 녹음을 다 했을 것이다.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주장이 최씨의 말에 따른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변호사는 "제가 최씨에게서 한 두 번 들은 게 아니다"라거나 "검사에게 다 물어봤다"고 할 뿐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최씨는 전날 오전 특검에 강제소환되는 과정에서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최 씨는 또 "어린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그리고 박 대통령의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한다"면서 "너무 억울하다. 우리 애들까지,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같은 날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근거 없는 트집을 잡아서 특검의 수사에 흠집을 내려는 게 아닌가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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