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곧, BYE! 展’ 참여한 평화의 소녀상 제작, 김운성 작가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김운성 작가(52·사진)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다. 지난 20일부터(1월31일까지)는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곧, BYE! 전(展)'에 참여했다.
곧, 바이전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항의하는 예술가들의 시국 비판 전시회다. 전시 개막행사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51)과 작가 20여명이 모였다. 지난 20일 의원회관 전시실에서 만난 김 작가는 "표창원 의원실에서 제의가 와 흔쾌히 수락했다. 풍자와 해학을 담은 전시회를 통해 국정을 농단한 세력가 분들을 빨리 '보내 드리려고' 참여했다"고 했다.
전시 작품은 모두 40여 점이다. 그는 조각 작품 두 점('똥침1', '똥침2')을 내놨다.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지난해 10월말부터 제작한 작품이다. 그는 "청와대는 정말 중요한 장소다. 들어가지 말아야 될 사람들이 '보안손님'이라는 명목으로 들어가 시술을 했다는 둥 말이 많다. 그들에게 똥침을 날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작가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외교 마찰의 빌미가 된 소녀상 문제와 최근 불거진 블랙리스트 사태를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는 의미에서 같은 맥락의 사건으로 이해한다.
김 작가는 "풍자와 해학은 한국 문화예술의 큰 흐름 중 하나이며, 역사로부터 쭉 이어온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면서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어떻게 그들을 품을지 더 고민해야 한다. 국민과 소통해야 하지만 오히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초등학생이 '삐진' 것보다 못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소녀상 문제는 외교문제이면서도 국내의 문제다.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람들이 결국 불합리한 소녀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국민의 입장보다 일본의 입장을 많이 고려했다. 그런 안이한 정신이 국정농단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김 작가는 소녀상을 꾸준하게 해외에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설치될 장소는 공개하지 않는다. 일본의 방해가 거세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길원옥(89)-김복동(91) 할머니 상(象)을 제작했는데 그 외에 다른 할머니들의 모습도 조각으로 제작해 전국에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제작하고 있는 작품은 1~2개월 안에 완성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기증할 생각이다. 그는 "할머니들이 대단한 게 어릴 때 큰 상처를 받았지만 그저 피해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증언을 한 이후 지금껏 26년 동안 꾸준하게 여성인권운동에도 적극 참여하신다. 그 극복하는 과정에 박수를 보내고 감사한다는 의미에서 상(賞)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