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도시바의 주가가 19일 폭락했다. 손실액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온 영향이다.
이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도시바 주가는 장중 23% 급락한 뒤 낙폭을 줄이면서 전날보다 15.98% 떨어진 242.3엔에 거래를 마쳤다.
도시바 주가가 휘청인 것은 미국 원전사업으로 입은 손실액이 예상보다 더 커질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와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은 도시바의 미국 원전사업 손실이 당초 알려진 5000억엔(약 5조870억원)에서 7000억엔(약 7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도시바의 지난해 9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3600억엔 수준으로 최종 원전 손실액이 반영될 경우 자본 확충 없이는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도시바는 투자 손실을 발표한 후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수익성 높은 반도체를 자회사로 쪼개고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도시바는 일본정책투자은행에 긴급 자본 지원을 요청하고 대형 은행과 공동 펀드를 조성해 자금력을 확보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 분사는 중장기적으로 도시바를 더욱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어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반도체 분사는 도시바 해체의 서막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미 원전사업에서 회계 부정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뒤 직원 1만4000명을 감원하고 의료기기와 백색가전 분야 등을 매각했지만 뚜렷한 회생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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