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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 속 환상의 세계…헬렌 정 리 ‘아름다운 유혹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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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 속 환상의 세계…헬렌 정 리 ‘아름다운 유혹展’ 헬렌 정 리(Helen Chung Lee) [사진=한국문화정품관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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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사람들의 시선을 잘 끌지 못하는 작고 하찮은 사물들을 통해서도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다. 그들에게 색다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세상과 조우하게 만들고 싶다.”

작가 헬렌 정 리(44·Helen Chung Lee)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출생해 미시간대학 사진학과 석사과정, 콜로라도대학 영화학과와 사진학과를 복수 전공했다. 국·내외에서 지금까지 개인전 및 그룹전 100여 회를 열었다.


엄격한 회화교육을 받은 일본 유학시절에는 방송제작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총 여섯 편의 영화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유학생 신분인 그에게 장르나 학부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여러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샘솟았고, 내면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레이저트랜(Lazertran)’을 만나면서 절정을 이뤘다. 이는 사진과 회화 기법을 결합한 독특한 예술 영역으로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다. 이미지들을 캔버스에 조각조각 옮긴 후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회화적 표현을 더한다. 그는 일반 사진을 더욱 매혹적으로 변화시키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레이저트랜 분야에서 독보적인 그는 국·내외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한국문화정품관 박현 관장(59)은 해외에서 처음 그의 작품을 접한 뒤 매료돼 현재 여섯 점을 소유하고 있다.


박 관장은 “예술세계가 상당히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보이는 것은 사진인데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한마디로 카메라를 붓으로 이용한 그림이다. 원하는 무늬를 찾아 찍고 페인팅하는데 무늬를 안 다치게 섬세하게 색을 입힌다. 한국갤러리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 국내서 활발히 활동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상하이나 홍콩에서 아트페어를 열면 한국작가 중 유일하게 작품을 다 팔기도 한다”고 했다.


미물 속 환상의 세계…헬렌 정 리 ‘아름다운 유혹展’ 일몰 (Sunset)_Mixed Media on Canvas_80.3 x 130.3cm_2007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초기작은 금기시하는 원색을 많이 활용해 원초적이고 강렬하다. 젊은 시절에 남긴 옹이(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밑부분) 사진은 생동감이 넘친다. 나무에 담긴 이미지들에 회화 기법을 실어 2007년 ‘숨바꼭질(Hide & Seek-Wood)’ 시리즈를 완성했다. 고대 동양의 벽화 같은 느낌도 자아낸다.


작가는 스무살 무렵,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면 방학동안 우리의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경주, 제주도, 설악산 등 가능한 한 많은 여행을 다녔다고. 각지를 여행하며 숨어있는 이미지들을 술래잡기하듯 찾아내 셔터를 눌렀다. 고택이나 사찰 등을 다니며 한참이나 쪼그리고 앉아 옹이사진을 찍곤 했다.


2010년 이후부터는 전복 껍질을 활용해 감상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전복 무늬를 활용한 회화 작가는 아직까지 등장한 사례가 없다. 특유의 물결무늬와 진주광택은 그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세계로 재탄생한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껍데기는 ‘하늘 연못’ ‘파라다이스’ ‘마법의 산’등 대자연으로 또는 ‘달맞이’ ‘내 안에 너 있다’ ‘어느 멋진 밤’ ‘사랑에 빠진 날’ 등 몽환적이고도 감상적인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돌이켜보면 어려운 작업이었다. 수천 장의 사진을 선별하는 작업부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 몸이 망가지기 일쑤였다. 운동선수에 버금가는 힘과 집중력을 요구한다. 하나하나 미세한 붓 터치를 하다 보니 팔꿈치 통증이 심했다. 의사는 더 이상의 작업은 무리라며 그만둘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작한 작업물은 끝내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오는 2월 12일까지 한국문화정품관 갤러리에서 헬렌 정 리의 개인전 ‘아름다운 유혹: 파인 아트(Fine Art)’가 열린다. 각 시리즈 별 특성이 담긴 작품 100점이 전시된다. 나무에서 시작해 전복 껍질로 이어진 피사체의 변화에 따라 작가가 담아낸 숨은 에너지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미물 속 환상의 세계…헬렌 정 리 ‘아름다운 유혹展’ 파라다이스 블루 (Paradise Blue)_Mixed Media on Canvas_145.5 x 227.3cm_2010



미물 속 환상의 세계…헬렌 정 리 ‘아름다운 유혹展’ 사랑에 빠진 날 (One Lovely Day)__Archival Pigment Print Face-mounted on Acrylic_25.4x40.6cm_2016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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