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반도체 산업은 2017년 가장 주목받는 업종으로 꼽히는 산업이다. 조선 ·해운 ·정유 ·석유화학 산업군은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유일하게 반도체만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도 선전할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앞으로 반도체가 필요한 제품들이 더 다양해지고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PC에 제공되는 반도체가 대부분이었고, 이에 따라 PC 교체수요 주기에 따라 반도체 시장도 좌지우지됐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제품에 공급되기 때문에 꾸준히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이끌 수요처는 자동차업계다. 자율주행과 자동차 전장 기술이 급성장함에 따라 업계에선 올해 차량용 D램 수요가 지난해의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각종 센서로부터 받은 정보를 처리하는 전자 제어 장치에 활용된다. 데이터 처리를 위한 '프로세서'부터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모뎀', 데이터 버퍼를 위한 'D램', 데이터 저장을 위한 '낸드플래시' 등이 있다.
벤츠, 아우디, BMW 등의 완성차 업체들과 엔비디아, 인피니언, 퀄컴 등의 반도체 업체들은 당장 다음 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가전 전시회 'CES 2017'에서 차량용 반도체 기반의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차량용 D램 탑재량은 지난해 2.62GB에서 올해 5.80GB로, 오는 2020년에는 27GB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차량용 낸드플래시 역시 1GB기준 지난해 46억개에서 2020년엔 714억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 역시 관련 업체들과 접촉하며 차량용 반도체 납품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시장 급성장도 반도체 수요 증가를 예상케 하는 요인이다. 다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한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머신러닝이 가능하기 위해선 고성능의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기술력에서 앞선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3D 낸드플래시는 단층 주택 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가구 수를 늘리는 것처럼 메모리 셀을 수직(3D)으로 쌓아 저장용량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의 2차원(2D) 낸드플래시 대비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셀을 저장, 원가절감의 이점을 제공한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역시 신규 투자를 통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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