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친박(친박근혜) 4선인 정우택 의원과 재선인 이현재 의원을 새로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했다.
표결 결과 전체 128명의 의원 중 119명이 투표에 참여해 정 의원이 62표 , 나 의원이 55표를 얻었다. 김규환, 김종석, 김선동, 김정훈, 김재경, 배덕광, 여상규, 이은재, 정태옥 의원 등 9명은 기권했다. 친박·비박 간 대결로 압축된 경선에선 중립성향 의원들의 표심이 승부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여러분과 함께 흩어지지 말고 같이 가자. 사즉생의 마음으로 새누리당을 살려보자"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인 정·이 의원과 비박(비박근혜)계 후보인 나경원·김세연 의원 간의 양자 대결로 치러졌다. 정 의원과 나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각각 이 의원과 김 의원을 선택했다. 이번 경선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김광림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함에 따라 치러졌다. 하지만 친박계가 다시 당권을 장악하면서 후유증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 전부터 누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분당은 불기피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 결과로 비박계의 탈당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탄핵정국'을 계기로 당내 주도권을 되찾으려던 비박계가 원내대표 선출에서 다시 밀리면서 대규모 탈당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오는 21일 친박 이정현 대표의 사퇴와 함께 들어설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도 친박이 70%가량을 차지한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선출권을 갖고 있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표면적으로 당내 중도세력을 이끌고 개헌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지사, 해양수산부 장관, 당 최고위원 등을 거치며 정치와 행정 경험을 두루 쌓았다.
앞서 열린 정견발표에서 '중도성향'을 강조한 정 신임 원내대표는 "당의 화합을 위해 친박에게 2선으로 물러날 것과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등 대체모임의 해체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의원들의) 발언에 절제된 언급이 없었다. 금도를 넘지 않는 품격있는 발언이 이어지도록 원내대표로서 의원님들에게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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