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안희정 충청남도 지사는 14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문제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현재 헌법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제왕적 대통령제도의 폐해로 지적하는 개헌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의회나 사법부나 언론 등 우리 모두의 구성원들이 박 대통령으로 표현되는 청와대 권력에 이유 없이 굴종한 것"이라며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반대견해를 불편해한다고 해서 자기들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그렇게 쫓아내는 것이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의회는 의회 구성원 스스로가 자기의 권위와 지도력을 대통령에게 그냥 굴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지사는 자신 역시 개헌에 반대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주인이라고 하는 국민주인 정신을 더 높이기 위한 헌법 개정의 필요하다"면서도 "현 사태의 본질을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는 그 문제 하나에만 집중해서 그래서 촛불민심의 광장을 그 민심을 받아서 개헌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거는 한 번 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간의 문제도 지적했다. 안 지사는 "헌법개정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이것은 권력엘리트들 간의 권력을 분점하기 위한 계약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면서 "4·19 때도 그렇고 48년 헌법제정도 그렇고 6·10항쟁의 헌법도 그렇고 그거는 권력엘리트들이 권력을 나누기 위한 헌법 개정이었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개혁으로서의 헌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탄핵심판의 이 과정의 법적 기한이 있고 그거 끝나자마자 해야 할 대선이 있는데 이 기한 내에 우리가 헌법 논의를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일련의 개헌시도에 대해서는 "헌법 개정을 매개로 해서 지금 다음번 권력 싸움에 정계개편의 구두를 짜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개헌을 매개로 해서 당장 정계개편을 내 수단으로 삼는 것은 개헌 논의의 순수성마저 의심받을 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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