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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국 여건 바뀌었다"…기자회견·담화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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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비박계가 예상보다 빨리 움직여…해법 다시 살펴봐야"

매일 아침 대변인 브리핑도 5일에는 생략
변호인단 4~5명 구성…금명 발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 여당 의원 면담 등 그동안 탄핵정국 해법으로 거론했던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4일 박 대통령의 퇴진에 대한 입장표명 여부와 상관없이 탄핵표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거취를 여야 합의에 맡기는 구상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매일 춘추관에서 진행해온 브리핑과 질의응답을 비박계의 결정 다음날인 5일에는 생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주말을 전후해 정국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기존 입장에서 선회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는 당초 박 대통령의 거취는 여야 협상에 맡기고 변호인단을 서둘러 구성해 법적대응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시점을 밝히고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의원면담과 기자회견을 추진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비박계의 이 같은 결정에 허를 찔린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비박계가 예상보다 빨리 움직였다"면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비박계가 7일 오후 6시까지는 기다릴 것으로 판단했는데, 여론의 압박에 밀려 서둘러 결정했다는 얘기다.


지난주 박 대통령이 "조만간 질의응답을 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은 기자회견도 당분간 힘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정국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적절한 시점을 보고 있는데, 이번 주에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국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매일 아침 열리던 청와대 대변인의 질의응답도 이날은 생략됐다. 지난 10월25일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첫 대국민사과를 한 이후 대변인 아침 브리핑과 질의응답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정 대변인은 비슷한 시각 출입기자들에게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근무하는 간호장교가 더 있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는 반박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보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유지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전격적인 퇴진을 밝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일단 7일까지 최순실게이트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 진행상황을 지켜본 후 본격적인 수습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비서관이 5일 국회방문을 계기로 비공식적으로 여당 비박계 의원들과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무수석실에서 탄핵정국과 관련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박영수 특별검사를 보좌할 4명의 특검보를 임명할 예정이다. 변호인단은 특검보 임명 이후 금명간 발표한다. 당초 밝힌대로 박 대통령 변호인을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를 포함해 4∼5명으로 꾸릴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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