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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 재판,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에 집중 (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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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비선실세 국정농단·이권개입 주요 피고인들의 재판을 모두 같은 재판부에서 맡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검찰이 기소를 발표한 차은택씨 등의 재판을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에 28일 배당했다. 법원 관계자는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공범관계에 있는 공소사실로 기소돼 관련 사건이 진행 중인 재판부에 배당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강요미수 등 혐의로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5일 차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4년 8월부터 1년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으로 활동한 차씨는 작년 4월부터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냈다. 송씨는 2014년 말 콘진원장에 임명됐다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 자리를 내놨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3~6월 당시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인수전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중소 광고사 컴투게더를 협박해 지분을 뜯어 내려한 혐의(강요미수)를 받는다.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잭조정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접촉하는 등 청와대가 이들을 거든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협박에 가담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등 3명도 함께 기소했다.


차씨는 2015년 1월~2016년 2월 KT에 임원 인사를 종용하고,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설립된 모스코스, 플레이그라운드 등이 대기업 일감을 따내기 위해 비선실세 측이 설립한 업체로 보고 있다.


대기업 광고업무 책임자를 측근들로 채우면 한결 더 수월하게 일감을 따낼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최씨가 지인들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통해 KT에 요구를 전달했다. 결국 KT는 이모 전무, 신모 상무보 등을 IMC본부에 취업시키고, 심사기준도 못 채운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 일감(광고 7건)을 내줬다. 검찰은 최씨, 안 전 수석, 박 대통령이 공범이라고 적시했다.


검찰은 또 차씨가 2014년 11월~2015년 4월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분화행사’ 관련 행사대행 용역업체 선정에 개입해 2억8000여만원 뒷돈을 챙긴 것을 적발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그가 2006년 1월부터 최근까지 아프리카픽쳐스를 경영하며 부인과 아버지 등을 직원으로 가장해 급여 명목으로 회사자금을 빼돌리거나, 법인자금으로 아우디, 레인지로버 등을 리스해 타고 다니는 등 회사자금 10억여원을 유용한 데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한편 송 전 원장은 작년 5월 콘진원이 발주한 연구과제 수주업체 머큐리포스트로부터 뒷돈 3700여만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사전수뢰)도 받는다. 청와대는 차관급인 콘진원 원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공모절차조차 거치기 전에 차씨 측이 밀어준 송씨를 이미 원장으로 내정하고 인사검증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머큐리포스트에서 광고수주 담당 임원으로 일했던 송씨는 콘진원으로 옮겨가며 일감 수주 청탁 대가로 사용자가 드러나지 않는 법인카드를 요구했고, 실제 일감을 따낸 머큐리포스트는 송씨가 원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그의 유흥비, 생활비 등을 대 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20일 특수본이 기소한 비선실세 최순실씨,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재판도 맡고 있다. 최씨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범죄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인정·부인 등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재판에서 다툴 주요 쟁점 및 증인·증거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한편 차씨 측은 횡령을 제외한 혐의 전반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KT를 상대로 한 인사·이권개입이나 포스코 계열 광고사 지분 강탈 시도 사건 등은 모두 최순실씨 측이 주도한 것으로 이권전횡 도구로 쓰인 모스코스, 플레이그라운드 등의 법인도 모두 최씨가 실소유주라는 주장이다. 차씨는 2014년 상반기 최씨를 처음 만나 사업 파트너 관계를 이어왔지만 미르재단 설립 무렵엔 이미 관계가 틀어졌다고 한다.


차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동인의 김종민 변호사는 최씨가 차씨와 청와대를 이어줬다고 주장했다. 최씨 지시로 2014년 6~7월께 차씨가 찾아간 장소가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으로, 그곳에서 현 정부 ‘왕실장’으로 불렸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 등을 만났다고 한다. 그간 최씨와의 인연을 전면 부인해 온 김 전 실장의 말이 거짓일 가능성이 커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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