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11월 들어 매출 20% 감소
불황에 청탁금지법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삼중고'
"매장 와서 연말 분위기 낼 상황인가…방문객 70% 수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수년째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올해부터 본격화된 구조조정 한파,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국내 외식 경기가 5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오식하는 소비자들이 감소하고 있자, 외식업계는 연말경기마저 사라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2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형 피자프랜차이즈인 A사는 이달 들어 매출이 전년대비 80% 수준에 불과하다. 매장을 직접 찾아 피자를 주문해 먹는 방문고객은 더 줄었다. 전년대비 73% 수준에 그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곳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가격대비성능(가성비)만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서 가격대가 낮은 제품 위주로 소비되고 있었는데 설상가상 현 시국도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도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확연히 줄었다"면서 "지난해 같은기간 100명이 찾았다면 지금은 70명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매장 방문객보다는 배달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다요리전문 프랜차이즈인 B사도 이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0% 가량 감소한 상태다.
청탁금지법으로 예약률이 뚝 떨어졌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는 다시 연말 분위기를 타고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었다.
여의도에 있는 지점의 경우, 청탁금지법 시행 일주일전부터 저녁예약이 '0'건을 기록했을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3만원 미만의 식사인데도 불구하고 점심 손님마저 뚝 끊겨 타격을 받았던 것. 그러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국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1만원대 단품 메뉴를 찾으며 다시 돌아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그동안 부진했던 매출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들어 다시 주춤해졌다.
예년 같으면 이달 말부터는 연말 송년회 모임 때문에 예약하려는 문의전화를 받느라 바빴겠지만,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연말 특수도 덜할 것 같다는 게 회사 측 예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이달부터 송년회 모임 예약이 들어왔었지만, 올해는 12월이 되어야 할 것 같다"면서 "연말 특수가 늦게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일반식당들도 연말 경기가 사라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C 대형음식점은 11월 들어 매출이 전달대비 20% 감소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는 게 이곳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는 소비자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해서 그런지 몰라도 매장을 찾는 이들이 확 줄었다"면서 "불경기 때문에 가뜩이나 장사하기 어려웠는데 시국까지 이래서 예년처럼 연말 분위기를 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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