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구태환 연출 "인간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죠"

시계아이콘01분 2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말 많은 조카와 말 없는 고모의 이야기…고령화 사회, 고독사 이슈 등 다뤄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구태환 연출 "인간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죠"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
AD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딩동, 딩동' 벨이 울리고, 조카 '켐프'가 집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올라온다. 임종을 앞둔 고모의 편지를 받고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30년 만에 고모의 집을 방문했다. 무대 위 중앙에 놓인 침대에 누워있던 '그레이스'는 이 느닷없는 방문에 화들짝 놀란다.

이때부터 이 둘의 끝도 없는 대화가 시작된다. 아니, 대화라고 할 수도 없는 일방적인 말하기다. '켐프'는 시종일간 떠들어대고, '그레이스'는 묵묵히 듣기만 한다. 하지만 죽을 날이 가까웠다는 '고모'는 시간이 지나도 죽을(?) 기미가 없다. 부활절이 지나고, 크리스마스와 새해도 지나 이렇게 이 둘의 기묘한 동거는 일 년이나 이어진다.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는 캐나다의 국민작가 모리스 패치의 대표작이다. 이미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26개국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령화 사회와 노인 고독사 등 우리 사회에도 이미 만연해있는 문제들을 유쾌하고 담백하게 풀어냈다. 여러차례 암전이 반복되면서 장면 전환도 빠르게 이어진다. 구태환 연출은 21일 간담회에서 "문명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인간을 고립시키는 것 같다. 결국 인간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역을 맡은 정영숙 배우가 오랜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대사는 거의 없지만 그레이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파악하려면 정영숙 배우의 표정과 몸짓에 주목해야 한다. 정영숙은 "'그레이스'는 혼자 사는 노인이라 말을 잃었다. 그런데다가 뜬금없이 방문객이 와서 더 입을 닫게 됐다. 하지만 내가 고독하지만 '켐프' 역시 아픈 과거사가 있는 더 고독한 인물이란 생각에 참고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인극이지만 대사의 95% 이상은 '켐프'에게 쏠려 있다. '친구 제로', '성적취향 제로', '눈치 제로'인 켐프는 실패한 인생이다 못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가득한 인물이다. 고모가 듣는 앞에서 "고모 장기는 어떻게 할까요?", "화장을 해드려요?"라는 질문을 태연하게 해대는 모습에서 그 성격을 쉽게 누추할 수 있다.


'켐프' 역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하성광이 맡았다. 그는 "'켐프'라는 인물이 그동안 말을 못하고 있다가 '고모'라는 편하고 따뜻한 인물을 만나서 쏟아 붓는구나 싶었다. 말이 많은 것도 측은지심의 한 부분인 것 같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도 못한 이 인물이 인생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희망, 빛을 만나서 말이 많아진 게 아닐까. 아마 '켐프'로서도 난생 처음 이렇게 말을 많이 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두 주인공이 한층 가까워지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하성광은 "아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니 고모를 만나기 위해 기차를 탔을 때부터 이미 두 사람의 교감이 시작됐다고 느낀다"라고 했다. 또 이 작품에서는 "애드리브 칠 여력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은 22일부터 12월1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