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친(親)트럼프 발언으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질타를 받아온 운동화 브랜드 '뉴발란스'가 새로운 위기에 처했다.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한 블로거가 뉴발란스 신발을 '백인들의 운동화로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30대 초반의 앤드류 앵글린이란 이름의 신나치주의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극우 블로그 '데일리 스토머'에 올린 글에서 "원래 나이키만 신었지만 이제 뉴발란스로 갈아탈 차례다. 뉴발란스의 용기로 이 회사는 '트럼프 혁명'의 공식 브랜드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독자들에게 "이제부터 뉴발란스를 백인들의 유니폼으로 삼자. 우리끼리 서로를 알아보면 좋을 것"이라면서 "백인들과 미국의 제조업을 지지하는 뉴발란스의 메시지를 꼭 보라"고 당부했다.
그렇지 않아도 SNS에서 뭇매를 맞으며 반트럼프 시위대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했던 뉴발란스는 이같은 글이 확산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뉴발란스는 어떤 편견이나 증오도 용인하지 않는다. 110년이 넘는 역사동안 미국 안팎에서 인종과 성별, 문화, 성적기호를 막론하고 수천명이 넘는 직원들과 함께 일했으며 인권과 통합, 상호존중의 가치를 실현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앵글린이 나서 뉴발란스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신던 운동화 브랜드로 유명한 뉴발란스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후 이 회사 소속 대외담당 부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 정부를 비난하고 "트럼프의 당선으로 모든 것이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SNS에서는 자신이 신던 뉴발란스 운동화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가 하면 운동화를 불을 붙이는 장면들이 넘쳐났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신나치주의자의 백인들의 운동화 제안 발언이 나오면서 SNS에서는 다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뉴발란스가 친트럼프 발언이 불러올 대중의 분노에 대해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은 브랜드 차원의 실수라면서 대선을 겪으면서 국민들이 둘로 나눠진 가운데 기업들의 정치적 입장을 놓고 대중들의 분노가 커지는 현상이 앞으로도 더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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