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서울에서 1500여명 동시다발 시위...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한 것 반성한다. 한번의 투표가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 지 이번에 확인했다. 앞으로 정말 투표를 잘하자."
15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문화공원에 영상 5도의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40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이날 서울지역 15여개 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숨은주권찾기 태스크포스(TF)'가 서울 강남역ㆍ신촌ㆍ대학로ㆍ청량리 4곳에서 개최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동시 다발 시위의 하나였다. 약 1500명의 수도권지역 대학생들이 눈을 가린 흰색가면을 쓰고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적힌 손 피켓과 촛불을 들었다.
영상 5도까지 떨어진 기온 탓에 날씨는 추웠지만 신촌에 모인 대학생들은 오후 7시 45분쯤부터 풍물놀이패를 선두로 동교동 삼거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홍대 걷고싶은거리 나무무대 공터까지 행진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비판하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보통 무관심하기 마련인 인근 지역주민들과 지나가던 시민들도 '박근혜 퇴진'을 학생들과 함께 외치며 격려했다.
자유 발언에선 '세월호 세대'들이 나서 투표 등 사회적 참여를 강조했다. 성균관대 1학년 서형욱씨는 자유발언에 나서 "지난 대선 때는 투표권이 없어 투표를 못했지만 나라가 이렇게 됐으니 투표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시위가 생애 첫 시위였다. 이들은 지난 12일 집회에 나가지 못한 게 아쉬워 제일 빨리 열리는 집회에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김모(20)씨는 "주말알바 때문에 오늘 처음 나왔다"며 "이렇게 사람들과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쁘다"고 수줍게 말했다.
발언자들은 또 사회에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추계예술대에서 시나리오를 공부한다던 김우진(여ㆍ20)씨는 "지난 대선 땐 투표권이 없어 아무것도 못했지만 이제 침묵하지 않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주 동안 시위에 스태프로 참여한 학생은 "목소리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사회에 목소리를 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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